지난 17일 연재를 시작한 카카오웹툰의 신작 '가장 깊은 곳에 새겨줄게'가 트레이싱, 이른바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단순히 그림체뿐만 아니라 스토리와 주인공 이름까지 비슷하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작가뿐만 아니라 연재를 기획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까지 비판의 대상이 된 모습이다.
28일 웹툰 업계에 따르면 해당 웹툰은 네이버웹툰에서 성황리에 연재 중인 '울어봐, 빌어도 좋고(이하 울빌)'와 유사한 점이 많다는 의혹을 받는다. 반지 작가의 그림체를 비롯해 작품의 배경이나 구도, 이름 등이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울빌의 남자 주인공 이름은 '마티어스 폰 헤르하르트', 가장 깊은 곳에 새겨줄게 주인공 이름은 '요제프 폰 베르하르'다.
카카오웹툰 가장 깊은 곳에 새겨줄게 연재 창 댓글에는 트레이싱 의혹을 제기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웹툰 독자라면 모를 수 없는 작품을 따라 했다', '웹툰 업계에서 그림체에 민감한 것을 모를 리 없는데 이 정도로 따라 한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그림체만 보면 엄청나게 공들인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보면 따라 그린 것 같다' 등 우연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의 글이 계속 올라온다. 특히 작가의 전작 그림체와 확연히 달라 울빌을 트레이싱했다는 의혹은 굳어지는 모습이다.
트레이싱이란 일종의 표절이다. 본래 제도용지 위에 그려진 기계 설계 도면을 베끼는 일을 가리키는데 웹툰 업계에서는 다른 그림을 밑에 놓고 베끼는 행위 등을 뜻한다. 창의성이 강조되는 웹툰 업계에서는 금기시되며 지난해 네이버웹툰에서 약 12년간 연재하던 인기 웹툰 '윈드브레이커'가 바로 이 트레이싱 의혹으로 퇴출당했다. 당시 조용석 작가는 "긴 세월 동안 매주 마감에 쫓기는 삶을 이어오다 보니 그 조급한 마음이 창작자로서 지켜야 할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며 사과했고 네이버웹툰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모든 회차를 플랫폼에서 삭제했다.
이용자들은 카카오웹툰을 운영하는 카카오엔터에 대해서도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통상 웹툰을 연재하기 전 플랫폼에서 담당 PD와 관계자들이 작가와 최소 수 개월에서 길게는 1년 가까이 연재 방식이나 회차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이용자들은 웹툰 업계 종사자가 이 정도로 유사성 있는 작품에 대해 연재를 결정했다는 데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윈드브레이커의 경우 연재 도중 트레이싱이 발생한 경우지만 이번 사안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던 것 아니냐는 취지다.
논란을 인지한 카카오엔터는 해당 웹툰 연재를 중단하고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현재 작가들로부터 창작물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받아 내부적으로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는 트레이싱이 확인된다면 즉각 연재를 취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웹툰 관계자는 "현재 해당 사안에 대해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파악 중"이라며 "작품의 저작권은 창작자인 작가에게 귀속되고 당사와 작가가 체결하는 플랫폼의 작품 연재 계약에는 독창성과 저작권 준수 등 창작자의 의무 등이 조항에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