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폭염으로 올해 전력수요가 최대치를 넘어선 가운데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국가 에너지 수급을 위해 신규 원전에 대한 심사를 효율화하고 노후 원전의 안전한 재가동을 검토한다.
원안위는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6년 하반기 업무계획을 대통령에게 이같이 보고했다.
신규·계속운전 원전, SMR(소형모듈원자로) 인허가 체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도입 등 다양한 규제수요와 산업 전반의 방사선 이용 확대에 대응해 원자력·방사선 안전을 빈틈없이 확보한다는 목표다.
먼저 원안위는 한빛 1·2호기, 고리 3·4호기 등 계속운전 신청 원전에 대해 신규원전과 동등한 수준으로 안전성을 철저히 확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가동 후 40년이 지난 장기운전 원전임을 고려해 설비 등을 강화, 안전 여유도를 확보할 방침이다.
현재 계속운전을 신청한 원전은 총 10기로, 이중 고리 2호기가 지난해 11월 처음으로 계속운전을 허가받았다. 고리 2호기는 지난 4월부터 100% 출력 상태로 운전 중이다.
고리 3·4호기도 올 하반기 계속운전 허가안을 원안위에 상정한다. 한빛 1·2호기는 2027년 상반기 예정이다. 원안위는 계속운전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규제현안점검단을 운영하는 한편 전문위원회 검토를 병행해 절차를 효율화할 계획이다.
SMR에 대한 인허가 체계도 구축한다. 지난 2월 표준설계인가를 신청한 혁신형 SMR(i-SMR)은 전담 심사조직과 전용 심사지침을 적용하는 한편, 전주기(건설·운영·해체) 안전성 확인을 위한 기술 기준과 평가방법론도 정비한다.
아울러 SMR 기술기준안을 2027년 말까지 마련하고 2030년까지 다양한 형태, 다양한 목적의 원자로를 포괄할 수 있도록 법체계를 개편할 예정이다.
국내 경수로 원전(한빛원전)에 첫 도입될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의 설계와 건전성도 면밀하게 심사할 계획이다. 현재 월성원전에서 운영 중인 중수로 건식저장시설의 심사 경험을 활용하되, 경수로 핵연료의 특성에 따른 설계상 차이점을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심사 현황은 지역 주민에게 전면 공개한다.
건설 중인 총 8.4기가와트(GWe)급 대형원전 6기에 대한 안전성도 확인한다. 새울 3호기의 상업 운전은 이르면 10월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새울 4호기는 심사를 마치는 대로 운영허가안을 원안위에 상정할 계획이다. 시점은 12월이 유력하다. 아울러 신한울 3·4호기에 대한 주요 공정별 현장점검을 강화하고, 신규원전 후보 부지인 경북 영덕에 대해서는 관련 기술기준 사전점검을 실시한다.
한편 원자력·방사선 분야의 사건을 고의로 은폐한 행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원자력안전법 개정도 추진한다. 원안위는 보고대상사건을 은폐한 경우 사업자뿐 아니라 실제 행위자인 종업원도 처벌할 수 있도록 법률 조항을 보강하고, 보고의무자를 구체화하거나 사건 은폐죄를 신설하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한다. 개정안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12월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최원호 위원장은 "국가 에너지정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이 전제돼야 한다"며 "대체 불가 대한민국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원자력시설의 안전성을 빈틈없이 확인하고 그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