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판 '쇼미더머니'…정부가 깔아준 무대에 기업들 몰리는 이유는

김훈남 기자
2026.08.19 15:40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3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국립광주과학관에서 열린 모두의 AI 배움터, 모두의AI 실험실 및 모두의 AI 라운지 합동개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범수 수습기자

정부가 기술 주권 확보와 보편적 사용 환경 조성을 위해 진행 중인 AI(인공지능) 개발 프로젝트에 민간의 참여가 몰리고 있다. 촉박한 개발 일정과 불투명한 수익성 등 흥행 우려가 있지만 정책 지원 바탕 위에서 개발리스크를 줄이려는 의도가 읽힌다. 프로젝트 탈락 위험을 감수하고도 AI 기업으로서 시장에 자리잡는다는 홍보·선점 효과를 노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18일 마감한 '전 국민 AI서비스 보편적 활용 지원(모두의 AI) 사업' 공모에는 6개 컨소시엄이 도전장을 냈다. 공모 이전부터 시장에서 참여를 예상했던 SK텔레콤과 KT, 카카오·이스트소프트 등 이동통신·플랫폼 대기업뿐만 아니라 제논과 엠케이디 등 중소·스타트업까지 공모에 응하면서 예상 밖 '흥행'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시장에선 모두의 AI 사업에 대해 흥행 우려가 나왔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1일까지였던 모두의 AI 사업 공모기간을 1주일 연장해 지난 18일 마감했다. 정부는 공모기간 연장에 대해 "개인정보 관련 규정 수정이 필요해 공모기간을 연장했다"고 설명했으나 공모에 적극적이지 않은 업계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연내 전 국민에게 무료로 AI를 제공한다"는 목표상 촉박한 개발 일정과 수익성 확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개발자로선 4개월 안에 일정 수준 이상 서비스 품질을 확보한 제품을 내놓아야 하고 서비스 개발·유지를 위한 비용은 기업 부담인 만큼 사업에 뛰어들기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우려였다.

우려와 달리 모두의 AI 사업에는 SKT와 KT, 카카오 등 현재 AI 사업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대형 이동통신사와 플랫폼 기업 다수가 참여했다. 10여개 컨소시엄이 참여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엔 못 미치지만 실질적인 경합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정 준수와 수익성 확보라는 부담을 고려해도 정부의 재정·규제 지원과 시장선점 및 홍보효과 등을 고려하면 실보단 득이 더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과기정통부가 진행 중인 독자AI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개발 사업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읽힌다. 독파모 사업에는 1차 심사에는 5개 정예팀(네이버클라우드·SKT·LG AI연구원·업스테이지·NC AI)이 참여했고 추가공모절차인 패자부활전 등을 거쳐 모티프테크놀로지스(모티프)까지 합류해 경합을 벌였다. 그 결과 최근 2차 심사를 마치고 △SK텔레콤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 등 3개사가 3차 심사에 진출했다.

이들 3개사는 정부로부터 AI 개발에 필수적인 1200억원 규모 GPU(그래픽처리장치) 3000장을 지원받아 연말까지 개발에 나선다. 경합에서 탈락한 네이버클라우드와 NC AI역시 각각 AI GPU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에이전틱 AI 기술개발 등 국가 AI 사업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사업 성장 기회를 얻었다.

모두의 AI 사업에선 선발된 2~3개 기업이 정부 보유분 GPU 512장을 지원받는다. 독파모 사업과 마찬가지로 재정 보조와 함께 기업의 AI 역량을 선보일 기회가 되고 사후 사업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일종의 흥행성 있는 공개 오디션이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정부 AI 개발 사업에 참가한 한 기업 관계자는 "독파모 프로젝트는 진짜 '국가대표 AI'라는 이미지가 있어 사업 참여의 홍보효과가 크다"며 "모두의 AI 사업도 내년도 예산이 투입, 실제 모델 사용료를 국비로 지원받는 만큼 일정 수준 홍보효과와 더불어 사업성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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