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NAVER)가 국내 모바일 게임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50억원을 출자했던 펀드가 12년 만에 청산됐다. 내부수익률(IRR)이 연 20%에 육박하지만, 당초 취지와 달리 국내 게임 생태계 성장엔 큰 도움이 되지 못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한국투자 힘내라! 게임人 펀드(이하 게임인펀드)'는 지난 7월말 IRR 19.7%로 청산됐으며, 네이버는 누적 약 148억원을 회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임인펀드는 2014년 네이버가 50억원, 한국투자파트너스와 남궁훈 등 게임업계 1세대가 각각 25억원씩 출자해 총 100억원 규모로 시작한 펀드다. 2014~2025년 네이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 펀드로 △2018년 5억원 △2020년 21억원 △2021년 97억원 △2023년 25억원 등 총 148억원을 회수했다. 청산에 12년이나 걸린 건 베트남 게임 퍼블리싱 기업 '아포타(Appota)' 등 잔여 포트폴리오 회수가 늦어진 탓이다.
IRR은 투자금의 납입·회수 시점과 금액을 복리로 거슬러 계산해 원금과 같아지도록 환산한 수익률이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투자해 1년 뒤 60만원, 2년 뒤 72만원을 돌려받았다면 IRR은 연 20%다. 60만원을 20% 수익률로 역산하면 50만원(60/1.2)이고 72만원을 20% 수익률로 두 번 역산하면 50만원(72/1.2/1.2)으로 합계가 원금 100만원과 같다.
글로벌 소셜카지노 게임사 휴즈(Huuuge) 투자가 주효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휴즈의 시리즈A 투자 라운드에 20억원 규모로 단독 참여했고, 2021년 폴란드 증시에 상장되면서 15배인 300억원 회수에 성공했다. 영상 채팅 앱 '아자르'로 유명한 하이퍼커넥트에는 5억원을 투자해 6배인 32억원을 회수했다. 하이퍼커넥트는 나스닥 상장사 매치그룹에 인수됐다.
반면 당초 취지였던 '국내 게임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 성적표는 내놓지도 못했다. 게임인펀드는 결성 초기 4억~6억원의 초기 자금을 국내 게임사 4개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추적한 결과 오올블루는 넵튠에 인수된 뒤 아크베어즈와 합병해 님블뉴런이라는 새 간판을 달았다. 현재 '이터널 리턴'을 개발·서비스 중이다. 나인엠인터랙티브는 넷마블에프앤씨에 흡수합병됐다. 코쿤비트는 청산종결간주(법인 등기를 방치해 직권 청산 말소된 상태)됐고, 에이트판다는 파산했다. 이외 어디에 투자했고 얼마나 성장했는지에 대해 한국투자파트너스와 네이버 양사 모두 밝히지 않았다.
게임 업계는 이에 대해 2010년 후반부터 국내 게임 시장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위주로 재편되면서 개발비·마케팅비 경쟁이 심화한 탓으로 분석했다. 펀드가 조성되던 2010년대 초반에는 자본력이 취약한 소규모 게임사도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할 수 있었는데 금세 환경이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양사가 후속 게임 전문펀드를 조성할 가능성은 낮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올해 결성을 앞둔 국민성장펀드(5800억원 규모)와 임상3상펀드(2000억원 규모)가 일정 비율 이상 소진되기 전까지 추가 펀드 결성이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기술·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는 입장이지만, 별도 게임 전문펀드 조성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