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선두주자인 티빙이 이용자를 늘리고도 넷플릭스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 편수 감소와 제작비 급등까지 겹치면서 국내 플랫폼의 경쟁력 약화가 K콘텐츠 제작·유통 생태계 전반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8월 티빙의 MAU(월간활성이용자)는 약 815만명으로 넷플릭스(약 1620만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지난해 8월 티빙 756만명, 넷플릭스 1475만명과 비교하면 양측 모두 이용자가 늘었지만 격차는 약 719만명에서 805만명으로 확대됐다.
플랫폼을 채울 국내 콘텐츠 제작 기반도 약해지고 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국방송학회가 지난 10일 개최한 세미나에서 조영신 동국대 대우교수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드라마 제작 편수는 2022년 141편에서 2024년 100편 안팎으로 약 30%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넷플릭스·디즈니+의 국내 오리지널 공개는 유지되거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제작비 부담은 갈수록 커진다. 지난 14일 '2026 국제방송영상마켓(BCWW)' 특별세션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드라마 회당 제작비는 2018년 5억5000만원에서 2024년 35억원으로 6배 이상 뛰었다. 반면 제작비에서 방영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0~70%대에서 20~30%대로 떨어졌다. 국내외 판매를 합쳐도 제작비 회수율은 75~80% 수준에 그친다는 분석이다.
토종 OTT의 경쟁력 약화는 K콘텐츠를 넘어 연관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류산업 수출이 1억달러 늘어날 때 화장품·식품·의류·IT기기 등 연관산업 수출은 2억200만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생산유발효과는 7824억원, 취업유발효과는 3389명에 달했다.
결국 관건은 급등한 제작비를 감당하면서 글로벌 OTT와 콘텐츠 확보 경쟁을 벌일 국내 플랫폼의 체력이다. 토종 OTT의 경쟁력이 더 약해질 경우 제작사의 유통 선택지와 협상력까지 줄어들 수 있어 K콘텐츠 생태계를 지탱할 국내 유통 기반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