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기술이 연구실을 넘어 시장에 안착하려면 기술력뿐만 아니라 투자와 후속 R&D(연구·개발) 과제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유망 딥테크 기업을 발굴해 안정적인 투자와 후속 R&D 사업을 연결하는 '2026년 연구개발특구 딥테크 스타트업 챌린지'(이하 챌린지)가 5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성공적으로 여정을 마무리했다. 참가자들은 "사업화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딥테크 스타트업에는 투자 이후에도 기술 고도화를 이어갈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하 특구재단)이 추진하는 이번 챌린지는 민간 투자사가 유망기업을 발굴·선별해 투자를 결정하면, 정부가 후속 R&D를 연계 지원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
딥테크 '보석' 발굴…2년간 65억원 투자 확약
챌린지는 2022년 시작해 올해 5년째다. 연구개발특구의 유망 딥테크 기업을 발굴하기 위한 IR(투자유치 발표) 경진대회로 출발했다. 초기에는 기업의 기술력과 사업화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2025년을 기점으로 변화를 꾀했다. 우수기업을 발굴하고 경연하던 기존 방식을 넘어 선정된 기업의 투자 유치와 후속 R&D까지 지원 범위를 넓힌 것이다. 정희권 특구재단 이사장은 "수상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 기업이 챌린지 후에도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특구재단은 특구기업의 기술사업화와 성장을 지원하는 연구개발특구펀드(이하 특구펀드)를 조성해 직접투자와 정부 R&D를 연계했다. 기업을 선정한 뒤 별도로 투자 유치를 맡기는 것이 아니라, 민간 투자사가 기업 선별 과정부터 참여해 실제 투자까지 이어지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구체적인 투자 성과로 이어졌다. 2025년부터 2년간 총 7개 기업에 65억원 규모의 투자와 투자 확약이 이뤄졌다.
민간 투자사가 직접 선택…유망 딥테크 기업에 자본 공급
올해 챌린지에는 182개사가 신청한 가운데 약 30대 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6개사가 최종 결선에 진출했다. 민간 투자사 3곳(△인라이트벤처스 △이노폴리스파트너스 △세마인베스트먼트)이 6월부터 기업을 선별했다. 서면 심사로 18개사를 선정한 후 2개월간 사업화 전략과 IR 역량을 높이는 집중 코칭을 진행했다. 투자사와의 1대 1 컨설팅도 병행했다. 이후 본선(Pre-IR)을 거쳐 최종 결선 진출기업을 선정했다.
5일 결선 결과, 대상(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상)은 반도체·양자컴용 극저온 냉각 장비 기업 크라이오에이치앤아이에 돌아갔다. 최우수상은 AIoT 기반 지능형 누수탐지 및 관망관리 솔루션을 보유한 에스씨솔루션글로벌이 선정됐다. 우수상(특구재단 이사장상)은 △가온플랫폼 △써모아이 △옵티코 △프나시어 등 4개사가 받았다.
심사와 코칭에 참여한 투자사는 최종 투자 확약에도 직접 나섰다. 결선에 진출한 6개사 중 4개사(△가온플랫폼 △크라이오에이치앤아이 △에스씨솔루션글로벌 △프나시어)가 확보한 투자 확약액은 총 35억원에 이른다.
가온플랫폼은 챌린지를 통해 창업 이후 첫 투자 확약을 받았다. 원전 운전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고장 징후를 미리 잡아내는 솔루션 'IPCM'을 개발한 이 기업의 투자 확약 규모는 10억원이다. 기존 투자 기업이 추가 투자도 확보했다. 크라이오에이치앤아이는 반도체 공정과 양자컴퓨터에 쓰이는 극저온 냉각 장비를 개발한다. 이번 챌린지에서 확약받은 추가 투자금은 10억원이다.
특구재단은 "창업 이후 첫 투자 확약을 받은 기업과 기존 투자에 이어 추가 투자 확약을 확보한 기업이 나란히 탄생했다"며 "최초 투자와 추가 투자를 추진하는 스타트업에 두루 민간자본을 연결한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후속 R&D까지 책임진다
투자를 확보한 기업들의 다음 과제는 기술 고도화와 실증이다. 챌린지는 투자 이후에도 기술 고도화와 실증에 필요한 정부 R&D를 연계한다.
지난해 선정된 3개사는 특구펀드를 통해 총 30억원을 투자받았다. 현재 기업당 5억원 규모의 후속 R&D 과제를 지원받아 기술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과기정통부와 특구재단은 올해 투자 확약을 받은 4개 기업에도 2027년 후속 R&D 과제를 연계 지원할 계획이다.
정 이사장은 "딥테크 기업이 시장에서 성장하려면 민간투자와 후속 R&D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며 "좋은 기술을 발굴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기술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성장의 기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