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확산'이냐 '진정이냐' 기로에 선 정부

김명룡 기자
2015.05.31 19:35

복지부 장관 초기 대응 실패 자인…고위험 밀접접촉자 시설격리 등 대책 강화

정부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대응의 기로에 섰다. 이번 주 중반이 '3차 감염' 여부의 고비로 작용하는 만큼 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역량 집중에도 불구하고 '3차 감염'이 확인될 경우 메르스 공포에 대한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31일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확산 방지 브리핑에서 "메르스가 전파력이 낮다고 최초 환자에 대한 접촉자 그룹의 일부 누락 등으로 국민에게 심려와 불안을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메르스 전파력에 대한 판단 미흡과 초기 방역활동의 실패를 정부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복지부는 앞으로 1주일을 '메르스 확산이냐 진정이냐'의 기로로 판단하고 있다. 3차 감염을 통한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가적인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50세 이상의 격리대상자 중 당뇨병 등 기저 질환이 있어 위험도가 높은 사람을 선별해 시설 격리를 유도키로 했다. 자가 격리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다. 복지부는 전체 밀접접촉자 대상자 중에 약 35% 정도가 시설격리대상자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첫 환자가 치료를 위해 지난 15~17일 입원했던 B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만 12명에 달한다. B병원은 지난 29일부터 자진 휴진에 들어갔다.

국내 최초 감염자 격리 이후 메르스 최대 잠복기인 2주일이 흐른 이번 주 중반이 고비다. 최초 감염 환자로 그동안 14명의 2차 감염 환자를 발생시킨 A씨(68)는 지난 20일 국가지정격리병상으로 옮겨졌다. 격리 이후 A씨가 감염 원인이 되는 밀접 접촉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일부터 메르스의 최대 잠복기인 2주가 흐른 뒤인 6월3일부터는 2차 감염자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다. 2차 감염자 14명 모두 15~17일 A씨와 밀접 접촉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확산세는 조만간 꺾일 가능성이 크다.

문 장관은 "A씨와 밀접 접촉을 통해 메르스 바이러스가 옮았다면 17일 후 최대 잠복기 2주가 흐른 31일이 잠복기의 마지막 날이 된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의 예상대로라면 이 시기가 지나면 환자수 증가세가 한풀 꺾일 전망이다.

하지만 앞으로 메르스 환자가 지속적으로 나올 경우 2차 감염자가 메르스를 전파시키는 3차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의심할 수 있다. 3차 감염자가 발생할 경우 메르스는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은 "복지부와 감염관련 학회가 긴밀하게 3차 감염자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3차 감염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메르스 감염이 우려돼 격리된 사람은 국내에 120여명, 중국에 60여명 등 200명에 육박한다. 여기에 밀접 접촉 후 신고 없이 일상생활을 하다가 중국으로 나간 K씨(44)처럼 격리조차 이뤄지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다. 이들이 일상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의미다.

K씨가 탑승했던 여객기와 승무원들은 당국의 뒤늦은 연락 탓에 방역 조치 없이 다시 운항에 투입됐다. 3차 감염이 현실화 된다면 감염우려가 있는 사람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다만 일부에서 제기되는 공기를 통한 전파는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체액을 통해 감염이 되는데 아직까지 바이러스의 변이 사례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우주 교수는 "현재까지 바이러스 코어(핵심)파트에 대해서 분석한 결과로는 변이가 없다"며 "지금까지 전파는 공기를 통한 전파가 아니라 2m이내의 밀접접촉자들이 침 등 체액을 통해 전파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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