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 집 안이 가장 위험해"…노인들 낙상 사고 '여기'가 1위라니

"엄마아빠, 집 안이 가장 위험해"…노인들 낙상 사고 '여기'가 1위라니

홍효진 기자
2026.04.04 09:30

고령화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247) 노인 낙상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엄상현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사진제공=바른세상병원
엄상현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사진제공=바른세상병원

#70대 후반 박모씨는 최근 새벽에 화장실을 가다 발을 헛디뎌 넘어졌다. 크게 넘어진 것도 아니었고 눈에 띄는 외상도 없었지만 박씨는 심한 통증으로 보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병원 진단 결과는 '고관절 골절'이었다. 당장 수술과 장기 입원이 필요했다. 겨울도 아니었고 미끄러운 길도 아니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집 안'이었다.

노인 낙상은 흔히 겨울철 빙판길이나 야외 활동 중 발생하는 사고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계절과 무관하게 발생하며 가장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 장소는 집 안이다. 침실에서 일어날 때, 거실에서 걷다가 균형을 잃을 때, 욕실에서 미끄러질 때 등 일상 동작 속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특히 고령층은 근감소증 진행과 함께 반사신경과 균형감각이 저하돼, 넘어지는 순간 자신을 보호하기 어려워 부상 위험이 더 크다.

고령층 낙상이 위험한 이유는 단순한 타박상에 그치지 않고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압박골절 같은 중증 손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고관절은 체중을 지탱하고 걷기·앉기·일어서기 등 기본 움직임을 담당하는 부위로 골절이 발생하면 일상 전반에 큰 제약이 생긴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대부분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대퇴 경부 골절은 골절이 어긋나지 않은 경우에는 고정하는 수술을 시행하고 골절이 어긋난 경우는 인공 고관절 치환술이 불가피하다. 고령층에서는 장기간 침상 안정이 오히려 위험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빠른 수술과 조기 보행을 목표로 치료 계획을 세운다.

수술 이후에는 재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수술 직후 보행 보조기구를 이용한 보행 재활을 시작하며 이후 수개월에 걸쳐 근력 강화와 균형 회복을 위한 단계적 재활이 이어진다. 연령, 전신 건강 상태, 골절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독립 보행이 가능해지기까지는 평균 3~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이 과정에서 재활이 늦어지거나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보행 능력 저하가 장기화할 수 있다.

문제는 치료 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다. 고관절 골절 후 장기간 누워 지내면 △욕창 △폐렴 △하지정맥 혈전증 △폐색전증 같은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이는 고령층 사망률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한 번 고관절 골절을 겪은 노인은 이후 재낙상 위험이 두 배 이상 증가하며 다시 골절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다만 노인 낙상 자체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욕실 미끄럼 방지 매트 설치, 집 안 조명 개선, 문턱 제거와 같은 환경 개선만으로도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하체 근력과 균형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꾸준한 운동, 골다공증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노인 낙상은 순간의 사고에 그치지 않고 이후 삶의 질과 건강 상태를 좌우하는 중대한 문제다. '집이 가장 안전하다'는 인식을 다시 점검하고 일상 속 작은 위험 요소부터 관리하는 것이 고령층 건강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 예방책이다.

외부 기고자-엄상현 바른세상병원 관절센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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