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램시마, 美서 '2조' 매출 가능할까

안정준 기자
2016.10.19 04:30

유럽 점유율 확대 속도 감안하면 빠른 시일 내 가능…'가격' 책정은 변수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복제약)인 램시마 미국 판매가 다음 달 시작된다. 지난 8월 오리지날 의약품 '레미케이드' 특허 장벽을 넘은 지 3개월 만이다. 셀트리온 목표대로 램시마 단일 품목으로 미국에서 2조원 이상의 연 매출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셀트리온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8일 램시마(미국 판매명 인플렉트라)의 미국 독점 유통 협력사인 화이자와 해당 제품을 현지에서 11월부터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승인 이후 화이자와 램시마 판매 전략을 논의했다. 양사는 원활한 물량 공급을 위해 미국 시장용 초도물량을 지난 8월부터 출하하기 시작했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레미케이드의 미국 시장 연 매출은 약 5조4000억원으로 세계 매출의 약 45%를 차지한다. 미국에서 레미케이드 시장을 성공적으로 잠식할 경우 램시마는 '블록버스터'(판매효과가 막대한 의약품)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오리지널 시장의 40% 가량을 가져온다는 것이 셀트리온 목표다.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은 FDA 판매 승인 직후 "램시마로 미국 시장에서 2조원대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램시마의 유럽 오리지널 시장 잠식 속도를 감안하면 미국에서 2조원대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램시마는 유럽에서 판매하기 시작한지 1년여가 지난 올해 2분기 현재 오리지널 시장의 31%를 차지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램시마가 오리지널 약품과 품질이 동등하다는 점을 유럽 의료현장에서 인정받은 것"이라며 "현재 속도대로라면 올 연말까지 유럽에서 40%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램시마에 앞서 미국 최초로 판매가 시작된 바이오시밀러 '작시오'가 빠른 속도로 오리지널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작시오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뉴포겐'의 바이오시밀러다.

엄여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9월 작시오가 미국에 출시된 후 오리지널 의약품인 '뉴포젠' 점유율이 6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유럽보다 바이오시밀러에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미국도 실제 처방에서는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이라는 의미다.

램시마가 미국에서 레미케이드의 모든 적응증(치료 대상 질환)을 인정받았다는 점도 2조 매출 달성을 위한 청신호다. 레미케이드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통칭되지만, 실제 미국 처방비중은 크론병(44%), 궤양성 대장염(33%) 등 다른 적응증이 높다. 류마티스 관절염(처방비중 18%) 뿐 아니라 처방 비중 높은 모든 적응증에서 시장 잠식이 가능한 것이다.

2조 매출 달성의 '변수'도 있다. 램시마가 미국에서 오리지널 약품 대비 얼마나 낮은 가격을 인정받느냐 여부다. 오리지널 대비 30~35% 저렴한 가격은 '동등한 효능'과 함께 램시마가 유럽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화이자가 미국 보험사와 병원 사이에서 막바지 약가 협상을 진행 중"이라며 "도매가격은 오리지널 제품보다 15%가량 낮게 책정됐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체처방'을 허용할지도 변수다. 대체처방은 별도 의사 처방 없이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약을 대체해 판매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FDA는 내년에 대체처방 허용을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 최종안에 넣을 것으로 보이지만, 결과는 알 수 없다. 대체처방 허용이 늦어질수록 현지 의사와 병원에 대한 마케팅 부담이 올라간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작시오도 대체처방 없이 미국 오리지널 시장을 잠식해 가고 있다"며 "대체처방이 허용된다면 램시마 미국 판매 확대의 '플러스 알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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