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벤다졸 먹고 비염 나았다" 주장…구충제 또 논란

박준이 인턴기자
2020.01.03 13:31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폐암 말기 개그맨 김철민이 효과를 봤다고 알려진 개 구충제 '펜벤다졸'에 이어, 사람 구충제인 '알벤다졸'이 항암 및 비염 치료와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암 치료뿐만 아니라 비염에도 효과를 봤다는 누리꾼들의 증언에 따른 것인데, 전문가들은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펜벤다졸의 인기가 치솟은 것은 지난해 말기 암 미국인 환자 존 디펜스가 해당 약을 먹고 암이 완치되었다고 주장한 이후 일이다. 존 디펜스의 암 완치 소식이 국내에 전해지며 펜벤다졸 품귀 현상이 일었고, 실제로 말기 암 환자들이 펜벤다졸 복용을 시도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1월 김철민이 "펜벤다졸 복용 7주차이며 피검사 결과도 모두 정상으로 나왔다"며 호전된 몸 상태를 전해 큰 화제가 되었다.

이후 펜벤다졸 품귀현상이 더욱 심해지자 대체재로 '사람용 구충제'로 알려진 알벤다졸에 관심이 쏠렸다. 약학정보원에 따르면 알벤다졸은 기생충을 죽여 기생충에 의한 감염을 치료하는 구충제 성분 중 하나로, 기생충의 포도당 흡수를 방해해 에너지 생성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기생충을 사멸시킨다고 알려졌다.

'알벤다졸' 화학 구조./사진=약학정보원 약학백과 자료 캡처

이미 유튜브와 커뮤니티에서 복용 후기와 복용 제안법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 의사는 유튜브를 통해 "강아지 구충제를 드시면서 궁금해하실 거다. 왜 굳이 강아지 구충제를 먹어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셨을 텐데…답부터 말하자면 사람 구충제도 항암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본 누리꾼은 "유튜브로 정보를 접한 뒤 오늘 약국에 가서 알벤다졸을 구입해 왔다. 평소 비염이 심했는데 효과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알벤다졸은 누리꾼 사이에서 항암 효과 외에도 비염·치질·당뇨 등 다양한 질병에 치료 효과를 발휘한다는 내용으로 또다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알벤다졸을 꾸준히 복용한 후 후기를 올리며 '자가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누리꾼은 "알벤다졸 먹고 2시간 만에 비염 완화됐네요. 지금 양쪽 코가 다 뚫렸습니다"라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또 다른 누리꾼은 "평소 치핵이 심했는데 알벤다졸 네 알을 사흘 간 복용한 뒤 완전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15년간 당뇨 투병을 해왔다는 한 유튜버는 "한 달간 약을 복용한 결과 혈액검사 수치가 600에서 현재 10 정도(거의 정상)로 내려갔다"며 후기 영상을 올렸다.

사진=유튜브 '알벤다졸' 검색 결과 캡처

하지만 알벤다졸이 항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검증되었다거나 무해성이 입증된 것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알벤다졸을 구충 외의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걸 권장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해당 약품은 구충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보니 안전성과 유해성이 검증됐다고 볼 수 없다"며 "오히려 제대로 된 치료 기회를 늦출 수 있어 안전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 지 알 수 없어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또 대한약사회도 임상 실험을 거치지 않은 의약품 복용은 지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약사회 관계자는 "구충제가 항암제의 효과가 있었다면 이미 상업화됐을 것"이라며 "일반의약품으로 일반화할 만큼의 가치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판되고 있는 의약품들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임상 실험을 거쳐서 부작용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한 것이다"라며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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