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비만약 시장 본격 개화…체중 감소 이후의 비만 치료 확대 전망
글로벌서 후기 단계 임상 개발 활발…국내 제약사는 초기 단계서 추격 중

6일(현지시간)부터 미국에서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먹는) 비만약 '파운데요'(성분명 오르포글리프론)가 출시된다. 경구용 비만약은 체중 감소 이후의 유지·관리를 중심으로 신규 시장을 형성하며 전체 비만약 시장을 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저분자 화합물 영역에서 글로벌 후발주자들의 후기 임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일동제약(27,000원 0%)과 종근당(88,200원 ▲100 +0.11%) 등 국내 제약사들도 초기 단계에서 개발 성과를 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일(현지시간) 일라이 릴리의 파운데요를 승인했다. 일라이 릴리는 최저 용량 제품을 기준으로 민간 보험 적용 시 월 25달러(약 3만8000원), 자비 부담 시 월 149달러(약 22만4000원)에 파운데요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1월 출시된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와 같은 가격이다.
이로써 경구용 비만약 시장 내 경쟁이 본게임에 접어들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위고비 필은 미국 출시 첫 주에 1만8410건, 출시 5주만에 3만8220건 처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1~2개월 내 확인될 파운다요 처방 데이터로 향한다.
두 약물 간의 경쟁 구도와 별개로 경구용 비만약 시장은 향후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주사제보다 체중 감소 효과는 상대적으로 낮지만, 높은 편의성을 앞세워 비만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크게 높이면서다. 현재 비만 치료제가 체중 감소에 방점이 찍힌 초기 치료를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경구용 비만약이 등장하면서 체중 감소 이후의 치료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신규 시장이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는 "경구용 GLP-1 제제는 비만 관리를 전문의 주도의 단계적 치료가 아닌 일상적이고 만성적인 관리로 재정립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며 "경구 제형은 비만 치료를 일차 진료 단계로 확실히 진입시켜 현재 전문의 진료에 국한된 범위를 넘어 더 많은 환자들이 초기 단계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고비 필과 파운데요는 각각 펩타이드와 저분자화합물을 기반으로 한 물질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저분자화합물 기반의 약물은 비교적 복용 조건이 유연할 뿐만 아니라 개발사 입장에서 원가 경쟁력과 생산 효율성, 유통 측면에서 이점을 갖는다. 현재 위고비 필과 파운데요가 같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지만,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가 쥐게 될 마진에선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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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임상 후기 단계에서 개발되고 있는 저분자 화합물 기반 비만 치료제는 중국 항서제약의 자회사 카일레라테라퓨틱스의 'HRS-7535', 미국 스트럭처테라퓨틱스의 '알레니글리프론', 아스트라제네카의 'AZD5004'(ECC5004) 등이 있다. AZD5004의 원개발사는 중국 에코진이다. HRS-7535, 알레니글리프론은 이르면 2027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스트럭처테라퓨틱스는 지난달 16일 발표한 임상 2상(ACCESS II) 톱라인 데이터에서 주사제와 유사한 효능을 입증했다고 발표해 주목받았다. 해당 임상의 180mg 투여군에서 44주차 평균 체중감소율은 16.3%(위약 보정 시)로 나타났다. 파운데요의 임상 3상(ATTAIN-1)에서 확인된 최고 용량 투여군의 72주차 평균 체중감소율은 12.4%다.
국내에선 일동제약, 종근당 등이 저분자 화합물 기반 비만약을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개발 진전도는 다소 낮다. 일동제약은 지난해 9월 말 'ID110521156' 임상 1상 톱라인(주요지표) 데이터를 발표했으며,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미국비만학회에서 'CKD-514'의 전임상 결과를 발표했으며, 임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는 당분간 계속 성장할 시장이기 때문에 후발주자들도 나름대로 차별화에 성공해 포지셔닝하면 일정 부분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좀 늦더라도 현재 주사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들이 경구용으로 제형 변경에 도전할 유인도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