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먹는약 2월에나 오는데…'렉키로나' 재택치료 대안 될까

안정준 기자
2021.12.23 15:18

[MT리포트]③치료 공백 두 달, 시험대 선 K-의료

[편집자주] 무책임하게 시작된 일상회복으로 초유의 '치료공백' 위기가 빚어졌다. 당국의 예상을 벗어난 확진자와 중환자 급증에 이미 병상은 포화상태지만 내년 1월 중순에야 6944병상이 추가된다. 이 같은 병상 부족에 전체 확진자의 60% 이상이 재택치료중이지만 집에서 바이러스를 치료할 경구용 치료제는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연내 도입되더라도 물량이 대량으로 풀려 방역 효과를 기대할 만한 시점은 내년 2월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앞으로 한두달은 방역의 3대 축인 조사·진단·치료 중 치료의 공백을 피하기 어려운 셈이다. 다만, 이 같은 공백기에 의료기관에서 정맥 주사방식으로 처방되는 국산 항체 치료제가 경구용 치료제의 빈 자리를 채울 가능성도 있다. 공백기를 잘 넘기면 의료체계 개선의 뜨거운 감자인 원격의료 논의에 물꼬가 트일 수도 있다. 보건의료 전반이 중요한 변곡점에 선 셈이다.

경구용 치료제가 빠진 재택치료 위기에 대안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가 올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긴급사용 승인을 받고 의료현장에 투입 중이다. 병원에서 주사로 정맥 투여해야 하는 한계가 있지만 최근 재택치료자도 단기·외래진료센터를 찾아 투여가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실전 효능을 입증하게 되면 렉키로나는 경구용 치료제 공백을 막는 동시에 추후 경구용 치료제가 도입되도 현장에서 폭넓게 쓰이는 국산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 렉키로나의 진검승부가 시작되는 셈이다.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올해 2월 긴급사용 승인 후 지난 19일까지 국내 렉키로나 누적 처방건수는 3만1229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9월 8개월간 처방 건수는 1만5000여건. 확진자 수가 늘어나며 불과 3개월여 만에 앞선 8개월간 처방 건수를 넘어선 셈이다.

이 같은 처방 증가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이제 신규확진자 열명 중 여섯명 이상이 재택치료를 받는 가운데 입원 처방만 가능했던 렉키로나의 재택치료자 투여도 가능해져서다. 방역당국은 이달부터 재택치료자도 필요시 단기·외래진료센터 등을 통해 렉키로나주를 처방받고 투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힌 상태다. 경구용 치료제가 도입되지 않은 가운데 치료 대안이 항체치료제인 렉키로나 외에 없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는 렉키로나가 일단 경구용 치료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로서는 초기단계에 투여하는 항체치료제 주사가 가장 효과적"이라며 "재택치료자는 지자체 보건소나 의료기관 중 정부가 지정·지원하는 곳에 방문해 주사를 처방받고 귀가해 경과를 관찰하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

렉키로나는 한국, 미국, 스페인, 루마니아 등 전세계 13개국에서 코로나19 경증 및 중등증 환자 13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고위험군 환자군에서 중증환자 발생률이 위약군(가짜약) 투여군 대비 72% 줄였다는 성적표를 받았다. 증상 개선 시간 역시 고위험군 환자에서 위약군 대비 4.7일 이상 단축됐다. 심각한 부작용 발생도 없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12일(현지시간) 유럽에서 처음으로 허가받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가 됐다.

투여 가격도 경쟁력이다. 현재 렉키로나는 국내에 원가로 공급되는데 1회 투여분 원가는 4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미국 공급가격이 700달러(약 83만4500원) 선으로 알려진 머크와 화이자의 경구용 치료제 보다 정부 구매 가격 부담이 덜하다. 의료기관에서 주사로 투여해야 한다는 점에서 경구용 치료제 대비 편의성이 떨어지지만, 1회 방문 투여만으로 치료를 마칠수 있다는 것은 강점이다. 머크와 화이자의 경구용 치료제는 5일간 30~40알을 복용해야 한다.

하지만 경구용 치료제의 대안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고위험군 환자군에서 중증환자 발생률을 72% 줄였다는 임상 결과가 앞으로 폭 넓은 의료현장 적용을 통해 실제로 입원과 사망률을 의미있는 수준으로 줄였다는 실전 숫자로 증명돼야 한다. 재택치료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해 투여하는 과정에서 방역 헛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극복해야 한다.

투여 가능 대상이 광범위하지 않다는 점도 한계다. 렉키로나 투여 기준은 확진된 성인 환자 중 증상발생일부터 7일 이내 산소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증환자를 대상으로 50세 초과 고령자, 비만·심혈관 질환 등 기저질환, 흉부방사선 또는 CT 상 폐렴소견을 받은 경우 중 한 가지 이상 해당하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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