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구화장·타투 합법화 초읽기? 문신사법 연내 상임위 통과 '유력'

정심교 기자
2023.09.20 16:57

19일 법안소위서 복지부에 "통합안 가져와라" 주문
여아 이견 거의 없어 다음번 법안소위서 통과 가능성↑
"비의료인 문신 시술, 국민 건강 해칠 것" 의료계 반발

문신시술

국내 1600만 명이 타투나 반영구화장 등 문신을 불법 시술소에서 경험한 것으로 추정된 가운데, 음지의 문신 산업을 제도권 안으로 들여놓기 위한 합법화 추진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9일 '제2법안심사소위위원회'(이하, 제2법안소위)를 열고, 문신사법(문신업법)과 필수의료지원법 등 법안 67건을 심의했다. 그중 문신사법은 이날 제2법안소위에서 일단 계류해 숨을 고르기로 했다. 11건에 달하는 문신 관련 발의법안을 통합하고, 관련 단체간 입장을 조율한 통합법안을 보건복지부가 마련해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하자는 의도에서다. 이날 강기윤(국민의힘 의원) 복지위 제2법안소위 간사는 "이해당사자 간 미세한 조율이 필요해, 다음 법안 소위까지 복지부에 당사자 간 합의한 법안을 가져올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문신사법은 여야 입장 차가 거의 없어, 다음번 소위에서 통과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제2법안소위 개회 후, 법안 통과를 외치며 국회 앞 퍼포먼스를 진행한 윤일향 한국반영구화장사중앙회장(반영구화장·타투·SMP 합법화 비상대책위원장)은 "복지부에서 통합안을 마련해 온 후 11월, 늦어도 12월 내에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선 문신은 의료인만 합법적으로 시술할 수 있다. 비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금지한 의료법 제27조에 따라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 행위는 처벌받을 수 있다. 시술자 가운데 교도소에 수감됐거나 신고 후 극단적인 선택까지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하지만 국내 타투·반영구화장 시술 대다수가 비의료인에게 시술받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추진 중인 문신사법은 문신사·반영구화장사의 자격, 업무 범위, 위생관리 의무, 영업소의 신고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의료계는 "비의료인의 문신 합법화가 국민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합법화에 반대하고 있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2법안심사소위위원회가 열린 후 반영구화장·타투·SMP 합법화 비상대책위원회, 한국반영구화장사중앙회 회원들이 국회의사당에서 "비제도권에서 제도권으로"라는 새 슬로건으로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이 단체는 반영구화장 관련, '불법과 합법' 대신 '비제도권과 제도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했다. /사진=한국반영구화장사중앙회

이런 의료계의 저항에도 문신 합법화를 위한 정부의 움직임은 앞서 지난 6월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반영구화장사·문신사 등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합법화하자는 '타투업법' 관련 논의를 실시하면서 본격화했다. 지난 8월 30일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반영구화장·타투법'(조명희 의원)을 발의한 데 이어, 지난 15일엔 김영주(더불어민주당) 국회부의장이 '문신업법'을 대표발의하면서 문신 합법화와 관련해 발의된 법안은 총 11개로 늘었다. 이들 법안은 문신 시술자의 면허와 업무 범위 등을 골자로 한다.

국회에서 문신 합법화에 대해 논의가 본격화하자 의료계는 '발끈'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비의료인의 피부 침습 행위에 대한 위험성' 때문이다. 흔히 '타투(tatoo)'는 말 그대로 문신이란 뜻이지만 우리나라에선 '진피(속 피부)에 색소를 넣는 행위'에 한해 통용된다. 바늘을 사용해 피부 깊숙이 색소를 넣으며 그림을 그리는 행위가 타투인 것이다. 이익준 대한성형외과의사회장은 "문신(타투)은 피부 장벽을 뚫고 염료 같은 이물질을 주입하는 행위로, 보건위생상 위해를 초래할 수 있는 침습적 시술"이라며 "비의료인이 문신 행위를 할 수 있게 허용하는 건 국민의 건강권과 행복권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반영구화장사들은 "타투와 달리, 반영구화장은 진피가 아닌 표피(겉 피부)에만 색소를 넣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며 "문신 중 타투와 반영구화장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영구화장은 눈썹·두피·아이라인·입술 등의 표피에 색소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피부의 가장 바깥을 이루는 표피 세포는 1~2개월을 주기로 바뀌는데, 피부를 밀 때 나오는 '때'가 표피에서 오래 머문 표피세포들인 각질이다. 표피세포는 밀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떨어져 나간다. 눈썹 반영구화장 시술 효과가 1~2개월 때 서서히 사라져 짧게는 2개월, 길어도 1~2년 후엔 없어지는 이유다. 팽동환 사단법인 뷰티산업소상공인협회장은 "색소를 표피에만 넣는 반영구화장은 진피까지 침입하지 않으므로 의료가 아닌 생활 미용이자 K-뷰티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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