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은 높아진 혈당을 낮추기 위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을 내보낸다. 당뇨병이 심하게 진행해 췌장의 인슐린 분비 기능이 망가지면 '인공 췌장'으로 불리는 인슐린펌프가 선택지로 꼽힌다. 그런데 제2형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펌프만 사용하지 않고, '엠파글리플로진(empagliflozin)'이란 물질을 함께 사용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더 효과적으로 개선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수봉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최근 대한당뇨병학회가 주최한 '국제 당뇨병 및 대사 학술대회'에서 '제2형 당뇨병의 인슐린펌프 치료와 함께한 엠파글리플로진 치료를 통한 포도당 조절 개선'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16일 밝혔다.
최수봉 명예교수는 "나트륨-포도당 공동 수송체 억제제(Sodium-glucose Cotransporter-2 Inhibitor; SGLT2 Inhibitor)인 엠파글리플로진은 인슐린펌프로 치료하는 제2형 당뇨병(T2DM) 환자의 경우 인슐린펌프만으로 치료하는 것보다 '혈당 조절'과 '인슐린 저항성'을 더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이번 연구에선 인슐린펌프 요법에 추가되는 엠파글리플로진 치료의 효능을 제2형 당뇨병 환자군에서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인슐린펌프로 치료 중인 제2형 당뇨병 환자 138명에게 엠파글리플로진을 매일 10㎎씩 투여했다. 제2형 당뇨병의 유병 기간은 12.6±8.1년(평균±표준편차)이었으며, 엠파글리플로진은 5.8±0.5개월간 처방했다.
그랬더니 3개월 평균 혈당치를 나타내는 당화혈색소는 최초 내원 시 9.18±2.1%에서 인슐린펌프 치료 후 7.39±1.23%로 개선됐다. 여기에 엠파글리플로진을 추가 처방하자 6.71±0.93%로 더 많이 호전됐다.
또 인슐린펌프와 엠파글리플로진 치료를 병행하자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 수치(c-peptidogenic index)가 증가했으며, 인슐린 투여량은 줄어들었다. 체질량지수와 크레아티닌(콩팥 기능 지표)은 변화가 없었다. 결국 인슐린펌프 요법에 엠파글리플로진 치료를 추가했더니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저항성과 함께 인슐린 분비 능력을 개선한 것이다.
최 명예교수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펌프 치료를 실시하면 혈당이 24시간 정상혈당을 유지할 수 있어서 각종 합병증 예방과 치료에 도움 된다"면서도 "이번 연구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펌프 치료와 함께 엠파글리플로진을 처방하면 인슐린 저항성과 췌장 기능이 정상화한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 명예교수는 1979년 휴대용 인슐린펌프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그가 개발한 인슐린펌프는 지금까지 미국·영국·독일·프랑스·중국 등 세계 60여 개국으로 수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