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심교의 내몸읽기]

#. 대학 강사 J씨(42)는 강의하고 나온 어느 날, 목에서 심한 피로감과 함께 쉰 목소리가 나타났다. 처음에는 감기나 일시적인 피로로 여겨 방치했는데 증상이 2주 이상 이어지자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검사 결과 J씨의 성대 점막에서 용종이 발견됐다. 그는 성대폴립(성대혹)으로 진단받았다.
성대폴립은 성대를 과도하게 사용해 점막 미세혈관이 손상당하면서 발생한다. 혈액이 점막 아래에 고여 부종이 형성되고,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돌출된 형태의 폴립(용종)으로 진행한다.
2주 이상 쉰 목소리가 지속되거나 목소리가 갈라지는 증상과 함께 기침이 유발되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음성 생성이 어려워지고 호흡에도 불편을 느낄 수 있다. 또 장시간 목소리를 내면 음성 피로가 쉽게 나타나며 목 이물감, 발성 시 통증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성대폴립의 치료는 병변의 크기와 위치, 증상의 지속 기간, 환자의 음성 사용 정도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초기에는 염증을 완화하는 약물치료와 음성 휴식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병변이 크면 후두미세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후두미세수술은 전신마취 하에 입안을 통해 후두경을 넣어 성대를 관찰한 뒤, 수술용 현미경으로 병변을 확대해 보면서 레이저를 이용해 정밀하게 제거하는 방식이다. 수술 시간은 대부분 30분 이내로 비교적 짧다. 환자 상태에 따라 단기간 입원 후 퇴원할 수도 있다. 수술 이후엔 일반적으로 1주간 말을 최소화하는 게 권장된다. 술·담배·커피(카페인) 등 성대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은 피하는 게 좋다.
성대폴립을 예방하려면 생활 습관부터 개선해야 한다. 목이 쉬었을 때는 휴식을 충분히 취해야 하며, 물을 수시로 마셔 성대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해야 한다. 흡연·음주는 성대 점막을 자극하므로 피하는 게 좋고, 습관적인 헛기침을 줄이며 잘못된 발성 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백승국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성대폴립은 목소리 사용이 많은 직업군뿐 아니라 일상에서 목소리를 자주 사용하는 일반인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며 "치료 이후에도 성대 사용 습관이 교정되지 않으면 재발하기 쉬우므로 음성치료와 함께 발성 습관을 전반적으로 교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쉰 목소리를 단순한 일시적 증상으로 넘기지 않고 조기에 원인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히 음성 사용이 많은 현대인에게는 작은 음성 변화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