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한밤 중 비상계엄 선포로 의료개혁에 대해서도 혼란이 가중된 가운데 정책을 주도하는 보건복지부의 대처가 미흡했단 지적이 나온다. 경제부처 등이 계엄 직후 긴급회의를 소집해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한 반면, 복지부는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전공의 복귀가 언급됐음에도 별다른 후속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어서다. 복지부는 계엄선포와 포고령 직후에도 관련 논의조차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4일 복지부는 이날 오전 9시 장·차관이 참석한 긴급간부회의를 소집해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용을 논의, "취약계층 보호와 필수의료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계엄령 해제 후) 상황이 정상화된 만큼 직원분들은 동요하지 말고 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책임과 의무를 다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조규홍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비상관계장관 회의 참석을 제외하고 외부 일정을 취소했다. 비상계엄은 이날 오전 4시30분 해제된 상태다.
윤 대통령의 계엄 메시지 안에 의료개혁 내용도 언급된단 점에서 복지부 측 대응은 부족했단 비판이 나온다. 전날(3일)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발동된 포고령에 파업 전공의 등 현장 이탈 의료진을 상대로 '48시간 내 미복귀 시 처단'하겠단 내용이 포함됐음에도, 복지부는 계엄령 직후 아무런 논의를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기획재정부가 계엄 선포 직후인 전날 밤 11시40분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를 바로 개최하고 대책을 살핀 것과는 비교되는 움직임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서울청사와 세종청사에 간부들이 일부 흩어져있어 비상계엄 선포 직후엔 관련 회의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오늘(4일) 오전 8시 첫 긴급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장·차관 일정이 연기·취소되고 국회 관련 일정은 미정인 상태"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포고령에 언급된 전공의 관련 내용에 대해선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본지와 통화에서 "의료개혁은 흔들림 없이 예정대로 추진할 계획"이란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30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종북 세력을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비상계엄 선포는 1980년 5·18 이후 44년 만으로 1987년 민주화 이후 사상 초유의 사태다.
계엄령 직후 계엄사령부가 발동한 포고령 1호 5항에는 "전공의를 비롯해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해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 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상황에선 포고령에 언급된 복귀 대상의 적용 범위가 모호해 혼란을 부추겼다. 현재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대부분이 정부 의료개혁에 반발해 지난 2월부터 병원을 떠난 상태다. 주요 병원에선 이들에 대한 사직서를 지난 6월 수리한 바 있다. 사직 전공의 중 절반은 다른 의료기관에 취업,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