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리셋" "기다릴 여유 없어" 의협회장 후보들, 투쟁력 경험 앞세워 출사표

정심교 기자
2024.12.10 17:13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1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자합동설명회'에서 후보자들이 정견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택우 후보, 강희경 후보, 주수호 후보, 이동욱 후보, 최안나 후보. 2024.12.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의대증원책에서 비롯한 의정갈등이 10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14만 의사의 대표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의 새 수장(회장) 자리를 놓고 후보 5인의 경합이 시작됐다. 특히 내년도 의대 입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전공의 처단' 내용을 담은 계엄 포고령 사태로 의정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은 상황이어서 후보들의 결기가 회원들의 마음을 움직일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대강당에서 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제43대 의협 회장 선거 후보자 합동 설명회'는 의협회장 후보(기호 순)로 나선 △김택우(기호 1번) △강희경(2번) △주수호(3번) △이동욱(4번) △최안나(5번) 등 5인이 구체적인 공약을 알리기보다는 주어진 공통질문에 전략와 의지를 밝히는 방식으로 2시간가량 진행됐다.

그중에서도 이날 큰 화두로 던져진 '의료대란 상황에서 의협의 대응전략'에 대해서는 각자의 강점을 어필하며 청사진을 그리겠다는 데 주력했다. 김택우 후보(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 전 의협 비상대책위원장)는 '의료대란 투쟁 경험'을 어필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가 올 초부터 일방적으로 추진한 의대증원책에 대해 비대위원장으로서 무리한 경찰 수사, 부당한 압수수색, 출국금지, 면허 정지 등을 당하면서도 의대증원책 원점 재논의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며 "의사가 소신을 갖고 진료하도록 수가를 적정 수준을 끌어올리고, 의료사고에서 형사 처벌을 피하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계엄 사태로 한국 의료는 끝을 알기 어려운 상황으로 침몰하고 있다"며 "사직 전공의의 아버지로서 현 사태 해결을 위해 출마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김택우·강희경·주수호·이동욱·최안나 후보(기호 순)가 10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각자의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심교 기자

강희경 후보(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의협의 리셋'을 약속했다. 강 후보는 "의협이 과거와 똑같은 모습으로 머물러있다면 다른 일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의사 단체의 유일한 법정단체인 의협이 바뀌려면 새로운 직역 출신의 새로운 시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간 개원의 위주로 회장을 맡아오던 관례를 깨고, 현직 의대 교수인 자신이 의협을 바꾸는 데 적합하다는 것이다. 강 후보는 "의료사고 보상과 원인을 분리해 의사가 법적 처벌과 보상금을 걱정할 필요 없는 진료환경을 만들겠다"며 "'의료법원'에서 의료 전문가가 (의료 과실을) 판단하고 (처벌 대신) 재발하지 않게 하는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주수호 후보(미래의료포럼 대표, 전 의협회장)는 '의사가 존중받는 진료환경 구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주 후보는 의협회장 경력을 강조하며 "당장 내년에 새 의사도, 새 전문의도 거의 배출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확정적"이라며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지금의 의료계를 구하려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과 준비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장이 되더라도 적응하는 데만 6개월에서 1년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사태에선 회장이 적응하기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 회장 회무 경험이 있는 내가 적격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주 후보는 이날 16년 전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를 사죄하며 "후회와 죄책감으로 여생을 보내기보다 몸 하나 불살라서라도 한국 의료를 위해 섬기겠다"고 덧붙였다.

이동욱 후보(경기도의사회장)는 '투쟁 실무'를 어필하며 전공의·의대생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너도나도 선거철만 되면 자신이 메시아가 될 수 있다면서 회원들에게 그럴듯한 말로 희망을 부풀게 한다"면서도 "막상 회장으로 선출되면 당선 다음 날부터 말과 행동이 달라져 회원들이 실망해왔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나는 말보다 행동해왔다. 지난주까지 출퇴근길 얻어맞고 피멍이 들면서 54차례 투쟁했다"며 "지금까지 경기도의사회에서 전공의에게 지원한 것만 100억원이 넘는다"고 언급했다. 이어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다. 기존에 하지 않던 새로운 일을 (회장이 되고 나서야) 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2만6000여명이 모인 경기도의사회에서 투쟁력과 회무 능력을 검증받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 1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 후보자합동설명회'에서 후보자들이 정견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택우 후보, 강희경 후보, 주수호 후보, 이동욱 후보, 최안나 후보. 2024.12.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도우 기자

최안나 후보(전 의협 대변인, 전 국립중앙의료원 난임센터장)는 '의사 내 다양한 직역을 거쳐온 경험'으로 시행착오를 없애겠다고 어필했다. 허 후보는 "1991년 의사가 된 후 개원도 했고 교수로서, 봉직의로서 근무해봤다"며 "다양한 직역의 의사회원들에게 어떤 문제가 있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고 언급했다 허 후보는 직전의 임현택 회장 집행부에서 대변인으로 몸담았다. 그는 "이 엄중한 시기에 회장 투표를 두 번이나 하게 해드린 점 사죄드린다. 난 임현택 회장을 뽑지 않았지만, 회장이 누구든 의협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국립중앙의료원의 난임센터장에서 5월 사직하고 의협에 왔다"며 "6개월간 의협 회무를 본 경험을 살려 모든 걸 바쳐 의협을 위해 일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43대 의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2∼4일 치러지고 과반 득표자가 즉시 취임한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위,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같은 달 7∼8일 결선투표를 진행해 당선자가 곧바로 취임한다. 의협은 지난달 임현택 전 회장이 취임 6개월 만에 탄핵(불신임)당하면서 현재 박형욱 위원장을 필두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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