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눈을 부릅떠?" 눈 튀어나와 오해받는 '이 병'…"2000명 실명 위기"

"왜 눈을 부릅떠?" 눈 튀어나와 오해받는 '이 병'…"2000명 실명 위기"

정심교 기자
2026.07.07 17:12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정심교의 내몸읽기]
갑상선 눈병증, 국내선 약 없어 증상 완화가 최선
연내 '테페자' 적용 시 치료 기간·효과 개선 전망

7일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가 갑상선 눈병증이 나타난 해외 유명인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갑상선 눈병증은 눈이 튀어나오거나 눈꺼풀이 붓고, 눈이 감기지 않는 등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사진=정심교 기자
7일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가 갑상선 눈병증이 나타난 해외 유명인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갑상선 눈병증은 눈이 튀어나오거나 눈꺼풀이 붓고, 눈이 감기지 않는 등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사진=정심교 기자

눈이 유독 많이 튀어나오거나, 화가 난 듯 눈을 부릅뜨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 있다. 바로 '갑상선 눈병증'(또는 갑상선 안병증)이다. 국내에선 1만여명이 이 병으로 진단받았고, 그중 2000여명이 중등도 이상으로 진행했다. 심하면 실명까지 유발하는데도, 국내에선 그간 마땅한 치료제가 없어 증상을 낮춰주는 대증요법에만 의존해야 했다.

그런데 올 하반기 이 병 치료제가 국내 처음으로 도입되면서 환자들에게 희소식을 안길지 주목된다. 앞서 미국·유럽에서 먼저 사용돼온 갑상선 눈병증 치료제 '테페자(주성분: 테프로투무맙)'가 지난 4월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다. 과연 갑상선 눈병증은 어떤 질환이고, 치료법은 어떻게 바뀔까.

7일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대한성형안과학회 홍보이사)는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서울 마포구 라이즈오토그래프컬렉션에서 개최한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갑상선 눈병증은 자기 몸속 항체가 눈 속 안와 섬유모세포를 이물질로 여겨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라며 "공격받은 섬유모세포가 비정상 증식해 지방세포와 히알루론산을 많이 만들어내면 눈이 튀어나오고, 눈꺼풀이 부을 정도로 눈이 잘 감기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환자 대부분은 눈이 커지고 부릅뜬 것처럼 보이는 증상으로 안과에 내원했다가 이 병을 진단받는다. 눈이 튀어나오고(안구 돌출), 사물이 둘로 보이는 증상(복시)이 나타날 수 있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히알루론산이 물을 머금으면서 눈꺼풀이 붓는 증상도 잘 나타난다. 병이 진행하면 시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오기도 하는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날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는 "갑상선 눈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테페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면 환자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사진=정심교 기자
이날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는 "갑상선 눈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테페자'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면 환자 삶의 질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사진=정심교 기자

갑상선 눈병증이 중등도로 이행하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중등도 환자의 76%는 시력이 떨어지고, 95.1%는 외모 변화로 충격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71%는 자신감이 크게 떨어지고, 45%는 불안장애·우울증을 겪는다. 실제로 환자들은 "거울 속의 내 얼굴을 알아볼 수 없다", "세상을 마주할 자신이 없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다.

더 큰 문제는 이 병이 사회활동이 가장 왕성한 시기인 30~50대에 호발한다는 것. 신 교수는 "그간 우리나라에선 이 병에 대한 치료 계획을 설정할 때 최소 1년, 길면 4년은 잡아야 했다"며 "환자들은 자기 외모가 변해 위축된 상태에서 장기간 치료받아야 한다는 데서 오는 경제적 부담감까지 떠안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병이 발병하면 증상에 따라 '활동기'와 '비활동기'로 구분된다. 활동기엔 염증과 눈꺼풀 부종, 충혈, 통증을 낮추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스테로이드를 고농도 주사 투여하는데, 부작용으로 당뇨병을 유발할 수 있다. 눈 주변에 방사선을 쐐 염증을 없애는 '안와 방사선 요법'도 있지만 비급여 항목으로 묶여 있어 '부르는 게 값'인데, 1회당 500만원 안팎으로 환자에게 큰 부담을 준다.

이후 염증이 가라앉은 '비활동기'에 접어들면 안와감압술→ 사시수술(1회 이상)→ 눈꺼풀 수술 순으로 무려 수술만 3회 이상 진행해야 한다. 안와감압술은 눈을 감싸는 안와의 뼈를 일부 잘라내 안와 공간을 넓혀 튀어나온 눈을 들어가게 해주는 수술법이다. 이 수술 자체가 눈 근육 위치를 바꾸면서 사시를 유발할 수 있다. 3~6개월 후 진행하는 사시수술은 눈을 움직이는 외안근의 위치를 조정해 눈을 정렬한다. 다시 3~6개월 후엔 눈꺼풀의 비대칭·뒤당김 등을 교정한다.

올 하반기 도입될 '테페자'(암젠코리아)는 이 병의 핵심 발병 기전으로 지목되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 수용체(IGF-1R)를 표적하는 단일클론항체로, 염증 반응 자체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는다. 단순히 증상 완화가 아닌 질환 원인을 직접 겨냥한다는 점에서 치료 효과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실제 글로벌 임상 3상에서 테페자 투여군은 24주 시점에서 눈 돌출 반응률 83%를 기록하며 위약군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복시 개선, 염증 감소, 삶의 질 지표에서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나타냈다. 일본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나 아시아 환자군에서도 치료 가능성이 입증됐다.

현재 비급여와 건강보험 적용 여부를 놓고 정부가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교수는 "이 약은 미국에선 3주에 1번씩 8회 투여 기준으로 약 3억5000만원으로 책정돼 있지만, 국내에선 의료환경에 맞게 적정 금액 책정될 것으로 본다"며 "많은 환자가 경제적 부담 없이 이 약의 혜택을 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