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학교병원이 대규모 의사 채용에 나서자 의료인력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특히 소아중증환자의 진료체계가 악화했다는 게 의료현장 얘기다. 위중증 어린이를 대학병원에 전원시켜야 하는데 받아주는 병원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소아청소년과로 의사 인력이 유입되도록 정부가 정책을 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강원대병원은 최근 진료교수와 촉탁전문의, 일반의 등 71명의 의사 수시 채용 공고를 냈다. 진료과별 모집현황을 보면 소아청소년과가 11명으로 가장 많다. △소아응급 2명 △신생아중환자실(NICU) 당직 전담 1명 △소아신경 1명 △혈액종양 1명 △소아중환자 1명 △소아신장 1명 △소아내분비 2명 △소아심장 1명 △소아청소년과 병동 당직 전담 1명 등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의료진 부족으로 강원대병원의 의료기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인다. 실제 강원대병원 응급실은 전문의 부족으로 지난 1일부터 한시적으로 응급의료센터의 야간 진료를 일부 제한하고 있다. 월·화·목요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영한다.
강원대병원은 강원도 내 유일한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인데 강원대병원마저 중증소아를 진료할 여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소아청소년과만 11명의 의사를 모집하는 것은 거의 병원을 새로 만들 때 모집하는 정도의 규모"라며 "병원의 소아 진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원대병원 관계자는 "지난 2월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의료진 소진이 심하긴 하지만, 사직이나 정원을 받을 때마다 채용 공고를 냈던 것을 이번에 하나로 모은 것으로 추가로 더 많이 새롭게 채용 공고를 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응급실 의사는 계속 구하는 중인데 한 분만 더 구하면 아마 응급실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아청소년과 의사 모집 공고에 대해서는 "지난해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 지정 이후 정원이 늘어 고차원적인 진료를 하기 위해 계속 구인 중인 것"이라며 "의정갈등 이전부터도 병원이 지방에 있고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많지 않아 채용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병원 내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17명으로 소아응급실은 24시간 운영 중이라고 했다.
의료현장에서는 전국적으로 중증소아 진료체계가 악화했다고 본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구급차가 응급실에서 수용하지 않은 중증 소아 응급환자를 소아청소년병원(아동병원)에 이송하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위중한 환자를 진료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대학병원 등으로 전원을 요청하지만 받아주는 곳이 많지 않다"며 "정부가 소아 거점병원으로 어린이공공전문진료센터를 지정하고 이곳에 투자를 했지만 해당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한 소아청소년병원장은 "체감상 상급종합병원에서 소아 중증환자의 20~30%도 보지 못한다"며 "최고 중증 환자를 보는 소아청소년과 전임의 교수 숫자는 점점 줄고 서울을 제외한 지방은 소아중증 진료체계가 다 망가지면서 상황은 연초보다 더 나빠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의사들이 소아청소년과를 다시 지원하도록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정책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