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폐경기'하면 얼굴이 잘 빨개지고, 갑자기 덥고, 밤에 땀이 나는 증상을 떠올린다. 그런데 소변을 평소보다 더 자주 보거나(빈뇨) 밤만 되면 소변이 마려워 잠을 깨는 증상(야간뇨) 역시 폐경기 증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과민성 방광 증상 중에서도 야간뇨 증상이 유독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원장 신현철) 코호트연구소 장유수 교수, 박정은 연구원 연구팀은 2020~2023년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를 방문한 42~52세 한국 여성 3469명에 대해 폐경에 따른 야간뇨 증상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폐경 단계에 따라 ▲폐경 전 ▲폐경 이행기 ▲폐경 후로 나누고 과민성 방광 증상 점수를 통해 연관성을 확인했다. 그 결과, 폐경 전 여성에 비해 ▲폐경 이행기의 경우 야간뇨가 1.92배 증가 ▲폐경 후 여성의 경우 아간뇨가 2.16배 증가했다.
폐경기 여성은 월경주기는 물론 다양한 신체·정신적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는 혈관운동증상(열성 홍조, 밤에 땀이 나는 증상)이나 수면장애를 겪는 여성이 많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빈뇨·야간뇨와 같은 드문 증상도 폐경기 증상일 수 있다는 건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주목된다.
강북삼성병원 코호트연구소 장유수 교수는 "하부 요로계에 에스트로겐 수용체가 존재하기 때문에, 에스트로겐 감소는 방광 용량을 감소시켜 과민성 방광 증후군을 증가시킨다"며 "폐경기 동안 다양한 갱년기 증상과 수면장애 등이 복합적으로 야간뇨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추측한다"고 설명했다.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김계현 교수는 "야간뇨는 삶의 질을 저하할 뿐 아니라 낙상·골절·심혈관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연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야간뇨를 예방하려면 수면 전 2시간 동안 수분 섭취를 제한하는 생활 수칙을 실천하고, 생활 습관 교정에도 불구하고 하루 두 번 이상 잠에서 깨 화장실 가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전문 진료를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에서 갱년기 여성 만성질환 위험 요인 규명을 위한 전향적 연구 사업 일환으로 지원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전문 학술지인 'BJOG: An International Journal of Obstetrics & Gynaec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