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 여성 10% 자궁조직이 '난소' 침범…"이 치료"로 난임 위험↓

박정렬 기자
2025.03.12 10:06

[박정렬의 신의료인]
자궁내막종의 새로운 치료법

난소 기능을 유지하면서 자궁내막종을 효과적으로 다스릴 수 있는 새 치료법의 효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입증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슬기 교수·영상의학과 이재환 교수 연구팀은 난소에 생기는 자궁내막종을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는 '카테터 유도 경화술'(Catheter-Directed Sclerotherapy, CDS)의 장기적 효과와 안전성을 밝혔다고 12일 전했다.

가임기 여성의 약 10%에서 발생하는 자궁내막종은 자궁내막 조직이 원래 있어야 할 자궁 내부가 아니라 난소, 복막, 나팔관 등에서 증식하는 질환이다. 난소에 유착해 나타나는 '난소 자궁내막종'이 가장 흔하다. 심한 월경통, 만성 골반통 및 난임을 유발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병이기도 하다.

난소 자궁내막종의 표준 치료법은 복강경을 통해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로, 이 과정에서 난소 조직이 손상돼 기능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가임기 여성에게는 상당한 부담이었다. 최근 난소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비수술적 치료법 '카테터 유도 경화술'이 대두되는 배경이다. 병변 내부의 액체를 제거한 후 99% 농도의 에탄올을 주입해 경화 및 화학적으로 파괴하는 방법이다.

기존에는 바늘을 이용한 경화술(Needle-Directed Sclerotherapy, NDS)을 사용했지만,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바늘을 직선으로 정확하게 삽입해야 하는 데다 고정이 어려워 시술 중에 미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에탄올이 복강 내로 유출될 위험이 있고 치료 효과의 편차도 커 재발률이 최대 90%에 이를 정도로 높은 상황이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개발된 것이 바로 '카테터 유도 경화술'이다. 몸속에서 유연하게 원하는 방향으로 조작이 가능하고, 목표 위치에 도달한 후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유지할 수 있어 정확하고 효율적인 시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슬기 교수(사진 왼쪽)과 영상의학과 이재환 교수.

실제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카테터 유도 경화술을 받은 난소 자궁내막종 환자들을 대상을 분석한 결과 시술 후 자궁내막종의 평균 크기는 98.9% 감소했고 추적 관찰 기간 1년 동안 재발이 발생하지 않았다. 또한, 난소 기능을 평가하는 항뮐러관호르몬(AMH) 수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시술 전과 비교해 유의미한 감소가 없어 난소 기능이 잘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슬기 교수는 "카테터 유도 경화술은 난소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기존의 수술적 치료와 동등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이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며 "특히 임신 계획이 있는 가임기 여성들에게 중요한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환 교수는 "카테터 유도 경화술은 기존의 바늘을 이용한 경화술의 불안정성을 보완해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만큼, 계속해서 치료 적용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SCIE 국제학술지 '진단과 인터벤션 영상의학'(Diagnostic and Interventional Radiology)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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