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 들여 2차병원 육성…도수치료 본인부담률 95% 될 수도

박미주 기자
2025.03.19 17:06

정부,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 발표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 주요 내용/그래픽=윤선정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지역의 2차 병원 역량을 높인다. 필수의료를 수행하면서 24시간 진료 기능을 수행하는 지역의 2차 병원과 심뇌, 소아 등 필수특화기능 전문병원에 3년간 2조30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

의료체계를 왜곡하는 비급여 관리는 강화한다. 도수치료 같은 과잉 비급여는 '관리급여'를 신설해 건강보험 급여체계에서 관리하되 본인부담률은 95%로 설정한다. 실손보험 구조도 개선해 향후 생기는 5세대 부터는 건강보험 본인부담률과 실손보험 자기부담률을 연동한다. 단 입원의 경우는 자기부담률을 20%로 해 환자 부담을 낮춘다. 의료소송 부담으로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선 필수의료 사망사고의 경우 형을 면제하는 안도 추진한다.

정부는 19일 오후 3세 정부서울청사에서 제8차 의료개혁특별위원회(특위)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을 심의·의결했다. 특위는 지역·필수의료 위기 극복을 위한 구조적 해법 마련을 위해 지난해 4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사회적 논의기구다. 지난해 8월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 전공의 수련체계 혁신, 필수의료 수가 개선 등 의료개혁 1차 실행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2차 방안엔 △지역병원 육성·일차의료 강화 △비급여 적정 관리와 실손보험 개혁 △환자-의료진 모두 신뢰하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등의 내용이 담겼다.

3년간 2.3조 들여 2차 병원 기능 강화.. 24시간 진료 지원, 중환자실 수가 인상
사진= 보건복지부

정부는 지역의 2차 병원 기능 강화를 위해 3년간 총 2조3000억원을 지원한다. 비상진료체계로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2차 병원의 진료가 활성화된 지금이 역량 강화의 적기라는 판단이다.

24시간 진료를 하면서 각 병원별로 지역 내 필수기능을 수행하고 상급종합병원과 중환자 치료 협력체계를 구축한 2차 병원에 지원을 줄 예정이다. △중환자실 수가 인상 △응급의료행위 보상 △24시간 진료지원 △성과 지원 △지역 수가 도입(지역의료지도 구축 후 취약지 기반) 등으로 보상을 강화한다. 3년간 2조원을 투입하면서 그 중 30% 수준은 성과를 지원해 의료 질을 높인다.

필수특화 기능을 중심으로 전문화하는 2차 병원에도 보상을 강화한다. 그간 특정질환에 대해 24시간 진료를 해도 응급의료센터 등으로 지정받지 않은 경우엔 별도 보상이 없었다. 앞으로는 24시간 진료, 소아와 분만 등 수요 감소, 암 진료 등에 '필수특화 기능 보상'을 도입해 연 1000만원 이상, 3년간 3000만원 이상을 투입한다. 응급·야간 수술이 필요한 중등증 급성복증 진료 기능 유지를 위한 지원도 강화한다.

아울러 병원이 의원보다 더 낮은 보상을 받게 되는 환산지수 역전 현상을 합리적으로 조정한다. 환산지수 계약 시 비급여 포함 총진료비 증가율도 고려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예방, 건강관리, 치료 등 지속적이고 통합적인 진료가 가능한 일차의료 육성도 병행한다. 또 '지역의료 혁신시범사업'을 도입해 의료취약지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지역의료발전기금과 연계해 문제 해결을 지원한다. 지역완결 의료가 가능한 지역은 더욱 강화된 연계·협력 진료 방식을 도입해 지원할 계획이다.

과잉 우려 비급여 '관리급여'로 건강보험 체계 내 관리..본인부담률 95%로 책정
사진= 복지부

비급여 진료 관리는 강화한다. 꼭 필요한 치료적 비급여는 급여화하고 과잉 우려가 큰 비급여는 '관리급여'로 건강보험 급여체계에 편입시켜 관리한다. 관리급여가 되면 천차만별인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낮아지고 진료기준도 만들어지게 된다. 단 관리급여의 본인부담률은 95%를 적용한다. 관리급여가 될 항목은 의료계와 수요자 등이 참여한 의사결정체계를 통해 가격편차, 진료비 증가율, 필수성, 오남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한적으로 선정한다. 기간도 정할 계획이고 이후 평가를 통해 관리급여 지속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관리급여가 될 가능성이 큰 항목으로는 도수치료 등이 거론된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부족한 비급여는 신의료기술 목록에서 삭제되는 경우 비급여 목록에서 삭제하는 퇴출 기전을 마련한다. 또 미용·성형 목적의 비급여 진료를 하는 경우에 한해 급여 진료 병행 제한을 확대한다. 의학적 필요성이 있는 비급여는 현행처럼 급여와 병행 진료가 가능하다.

또 과잉 우려가 큰 비급여는 항목별 가격, 사유, 대체 항목 여부 등을 사전에 설명하고 동의서를 받도록 하는 등 환자 선택권이 강화된다. 비급여의 표준코드·명칭 사용을 의무화해 투명성을 높인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별도 장을 신설하거나 '비급여 관리에 관한 법률'(가칭)을 제정해 비급여 적정 관리를 위한 체계도 정비할 계획이다. 비급여를 포함한 진료비 전체를 고려한 환산지수 산출방식 개편도 검토한다.

5세대 실손보험은 건강보험 본인부담률과 자기부담률 연계, 입원은 자기부담률 20%
사진= 복지부

과잉 의료 이용을 유발한 실손보험 체계도 개편한다. 향후 도입될 5세대는 외래의 경우 실손보험 자기부담률을 건강보험 본인부담률과 연동해 본인부담 기능이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예컨대 비응급 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외래로 이용한 경우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이 90%인데, 5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보험 자기부담률도 90%가 적용돼 전체 진료비의 81% 수준을 환자가 부담하게 된다. 현재 4세대 가입자는 20% 자기부담률이 적용돼 18%만 본인이 부담하는데 향후 5세대로 변경되면 자기 부담이 높아진다. 다만 입원의 경우 중증도와 환자 부담을 감안해 4세대와 동일하게 급여 본인부담금에 20%의 자기부담률이 유지된다.

또 5세대는 비급여 관련 중증·비중증 특약을 구분해 가입자가 비급여 보장 여부뿐 아니라 비급여 보장범위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중증 비급여 특약의 경우 건강보험 산정특례 질환 대상자 등 중증환자의 해당 질환 치료에 대해서는 현행 보장수준을 유지하면서 과도한 본인부담 발생 시 보험가입자에게 초과분을 추가 보상하는 연간 자기부담금 한도(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입원에 한정)를 신설해 가입자 보호를 강화한다. 비중증 비급여 특약의 경우 과도한 보상으로 실손보험이 의료체계를 왜곡하거나 보험가입자에게 과도한 보험료 부담이 발생하지 않도록 자기부담률(현 30%) 상향, 보장한도 축소 등 보장을 합리화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일부 가입자의 과잉 의료이용 유발요인이 줄어 보험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기존 보험 대비 30~50% 내외로 인하될 것으로 본다.

또 구세대(1~2세대, 2013년도 이전) 실손 가입자는 약관 변경이 없어 제도 변경에도 자기 부담이 크게 늘지 않는다. 다만 보험료 부담이 계속 늘어날 수 있다. 이에 희망자에 한해 적정 금액을 전제로 계약 재매입을 추진, 현재 판매 중인 상품으로 계약을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

필수의료 사망사고 형 면제·감면 등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사진= 복지부

의사들이 의료소송 부담으로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필수의료 사망사고에 형사책임을 감면하거나 면제하는 안을 추진한다. 환자와 의료진의 합의가 있을 경우 국가기관이 형사소추를 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은 폭넓게 인정할 방침이다. 필수의료와 중대과실 유형과 기준은 법령에서 규정하되 신설하는 '의료사고심의위원회'에서 사실 조사와 의료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150일 이내에 판단해 수사당국에 기소 자제 등을 권고하도록 할 계획이다. 심의 기간 중 소환조사 자제는 법제화한다.

대신 의료기관 개설자의 책임보험 의무가입을 통해 환자들이 충분히 배상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의료사고 분쟁 조정 결과에 따른 보험자의 배상금은 지급을 의무화한다. 필수의료 보험료 국고 지원 확대와 특별배상 확대를 위한 재정 지원을 강화한다.

△의료사고 예방‧소통 활성화 △분쟁조정제도 혁신 △의료사고 공적 배상체계 강화 △의료사고 특화 사법체계 구축 등은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을 통해 제도화할 예정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역 2차 병원 역량 강화, 의료사고안전망 구축은 의료계도 시급한 과제로 공감하고 있으며, 비급여·실손보험 대책에 대해 개원가 중심으로 일부 우려는 있지만 실행 과정에서 의료계 의견을 수렴하며 수용성과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라며 "의료개혁의 과감하고 신속한 이행을 통해 미래 의료 주역인 의대생, 전공의 등이 활약할 더 나은 미래 의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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