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어린이병원 늘린다면서…복지부, 지정 신청에도 허가 안 해줘

박미주 기자
2025.03.24 16:15

광역시 등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신청에도 허가 안 돼
"소아청소년 야간·휴일 진료 공백 해소 위해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늘려야"

지난 1월13일 서울의 한 어린이병원을 찾은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가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 뉴스1

정부가 소아 진료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야간·휴일에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을 늘린다고 했지만 정작 일부 의료기관에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정부는 운영비 지원 예산이 한정돼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에선 소아청소년의 진료 여건을 위해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24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일부 의료기관들이 보건복지부에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신청을 했지만 복지부의 지정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 광역시의 아동병원 관계자는 "지난 2월 지역 보건소에 달빛어린이병원 신청서를 제출했고, 시에서 지정을 위해 복지부에 협의를 요청했지만 복지부에서 허가를 해주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복지부의 '2025년도 소아 야간·휴일 진료기관(달빛어린이병원) 운영지침'을 보면 복지부는 상시 신청과 지정이 가능하지만 운영비 지원 예산 한도, 시·도간 분포 등을 고려해 지자체와 협의 후 공모와 지정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만 19세 이하 인구가 5만명 이상인 시·군·구에는 1개소를 추가 지정할 수 있으며 5만명마다 1개소 추가 지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복지부가 추가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요건을 까다롭게 만든 것이다.

의료계에선 이런 복지부의 지침이 불합리하다고 지적한다.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을 신청한 아동병원 관계자는 "4월1일부터 평일 야간 포함 주 7일 소아청소년 진료를 하기 위해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을 신청했는데 허가가 안 나고 있다"며 "복지부에서는 이미 우리 지역에 달빛어린이병원이 여러 개 있다면서 지정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시 내 6개 달빛어린이병원이 있는데 그 중 3곳은 평일 야간에는 진료하지 않고 주말에만 진료한다"며 "달빛어린이병원 취지를 고려하면 주 7일 모두 진료하겠다는 곳에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을 해주는 게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복지부에서 달빛어린이병원에 주는 운영비 지원 예산이 부족하다며 우리병원 말고 다른 곳들의 달빛어린이병원 지정도 해주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라에서 달빛어린이병원을 늘린다면서 정작 하려는 병원에 허가를 해주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 병원은 운영비 지원을 받지 못하더라도 달빛어린이병원의 야간진료관리료 수가만 받을 수 있도록 하면 야간진료 포함 주 7일 소아청소년 진료를 하려고 한다"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도 시·도지사가 야간·휴일 소아 진료기관을 지정한 경우 야간·휴일 소아 진료기관 지정서를 발급해야 한다고 돼 있다. 복지부는 신청기관에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운영 예산에 한계가 있어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달빛어린이병원 운영비를 국비로 지원할 수 있고 관련 예산이 지난해 45억원에서 올해 93억원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예산이 한정돼 있어서 올해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아예 없는 지역이나 소아가 적어 운영이 어려운 취약지역 위주로 예산을 집행하려고 (지침에) 명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 7일 운영하면서 야간·휴일 진료시간이 주당 41시간 이상인 경우 운영비를 지원하도록 하게 돼 있어 예산을 감안해 달빛어린이병원 지정을 해야 한다"며 "다른 지역의 신청 상황을 추가로 보고 지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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