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12세 남아도 HPV 백신 무료 접종…2014년생 대상

다음달부터 12세 남아도 HPV 백신 무료 접종…2014년생 대상

박미주 기자
2026.04.16 06:00
사진= 질병청
사진= 질병청

다음 달부터 12세 남성 청소년에게 국가가 사람유두종바이러스(이하 HPV) 백신을 무료로 접종한다. 이에 따라 남성 청소년의 암 발생률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통상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으로 알려져 있지만 HPV는 구인두암, 항문생식기암 등을 일으켜 남성의 암 발생도 유발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원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지원되는 HPV 백신은 현행 4가에서 예방 범위가 더 넓은 9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5월6일부터 12세 남아 HPV 무료 백신 접종 시행

질병관리청은 오는 5월6일부터 12세 남성 청소년(2014년생)을 대상으로 HPV 백신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을 새롭게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기존 여성 청소년 중심의 HPV 국가예방접종 지원을 남성 청소년까지 확대해 남녀 모두 접종함으로써 관련 질환 예방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기존에는 12~17세 여성 청소년과 18~26세 저소득층 여성만 HPV 백신 접종 지원 대상이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90%, 항문생식기암‧구인두암 70%가 HPV 감염으로 발생한다. 이외에도 HPV는 질암, 생식기 사마귀, 불임 등을 유발한다.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과 구인두암을 90% 이상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사진= 질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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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 백신'으로 불린 HPV 백신, 남성 암 발생 위험도 46% 낮춰

특히 남성에서도 HPV 백신의 암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미국 CDC에 따르면 남성에서 HPV 백신은 생식기 사마귀를 89%, 외부 생식기 병변은 91%, 항문 상피 내 종양은 78% 예방한다.

남성이 HPV(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을 맞으면 암 발생 위험을 절반 가까이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일본 연구진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미국 내 젊은 남성 300만명 이상의 건강 기록을 분석한 결과, 최신 HPV 백신을 접종한 남성은 HPV 관련 암 발생 위험이 약 4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바이러스 9종을 예방하는 '가다실9'를 접종한 경우 두경부암·항문암·음경암 등 HPV와 관련된 다양한 암 발생 위험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백신을 맞지 않은 남성에서는 HPV 관련 암이 10만 명당 약 12.5명 발생했지만, 접종한 경우에는 7.8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이 같은 암 예방 효과에 전 세계에서 147개국이 HPV 백신의 국가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8개국 중에선 37개국이 국가에서 HPV 백신 접종을 지원한다. 효과성과 안전성도 인정됐다.

접종 대상자는 가까운 위탁의료기관 또는 보건소를 방문해 무료로 HPV 백신(HPV 4가)을 접종받을 수 있다. 12세 남아(2014년생)는 HPV 2회 예방접종(0, 6개월 간격) 비용을 지원받는다.

아울러 질병청은 17세까지 매년 대상 연령을 한 연령씩 확대할 계획이다. 예컨대 내년에는 12세인 2015년생과 13세인 2014년생이 지원 대상이 된다. 2014년생이 올해 2회 접종을 완료하지 못하면 내년에 무료로 HPV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다.

임승관 질병청장은 "HPV 예방접종은 향후 암과 관련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이번 대상 확대로 더 많은 청소년이 적기에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사진= 질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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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HPV 국가 지원 백신, 현행 4가에서 암 예방 범위 넓은 9가로 전환해야"

다만 전문가들은 국가 지원 HPV 백신을 현행 4가에서 9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9가 HPV 백신은 9가지 바이러스를, 4가 HPV 백신은 4가지 바이러스만 각각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9가 HPV 백신은 HPV 관련 암을 최대 96.7%까지 예방해 4가 HPV 백신 대비 20% 이상의 추가 예방효과가 있다. 국내에서 호발하는 HPV 52형과 58형은 현행 4가 백신으로는 예방이 불가능하다.

이세영 중앙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현행 HPV 4가 백신으로는 국내에서 호발하는 고위험군 HPV 유형을 충분히 예방할 수 없다"며 "더 넓은 예방 범위와 높은 효과를 보이는 9가 백신으로 국가예방접종을 전환함으로써 HPV로 인한 질환과 암 발병으로부터 미래세대를 보호하고 질환의 치료와 관리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을 감축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주요국도 9가 HPV 백신을 국가가 지원한다. 지난해 기준 OECD 38개국 중 30개국에서 9가 백신을 접종 중이다. 한국과 멕시코·코스타리카·콜롬비아·핀란드·네덜란드·노르웨이 등 7개국만 2·4가 HPV 백신 접종을 지원한다.

OECD 회원국의 HPV 백신별,성별 시행 현황/그래픽=윤선정
OECD 회원국의 HPV 백신별,성별 시행 현황/그래픽=윤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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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주 기자

보건복지부와 산하기관 보건정책, 제약업계 등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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