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매출 성과가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실적 호조에 이어 2분기부터는 렉라자의 해외 판매 속도로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와 경상 기술료(판매 로열티) 비중이 확대될 전망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매출 5158억원, 영업이익 213억원이다. 전년 동기 별도 기준 매출은 4331억원, 영업이익은 61억원이었다. 연결 기준으로 따지면 전년 동기 매출은 4446억원, 영업이익은 5억7800만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올해부터는 '렉라자 효과'에 따른 국가별 마일스톤과 판매 로열티가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상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J&J)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 병용(이하 렉라자 병용) 관련, 유한양행의 마일스톤 수령 국가는 미국·유럽·일본·중국의 4개국이다. 렉라자 병용은 지난해 미국과 유럽, 올해 3월엔 영국·캐나다·일본에서 차례로 시판 허가를 따냈으며 아직까진 미국에서만 상업화가 완료된 상태다. 업계에선 2분기부터 일본 등 허가 국가 내 정식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경우 승인 이후 별도 행정절차 없이 나라마다 시장 규모가 크거나 물류 운송이 편리한 곳 등 전략적 판단하에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렉라자도 유럽 출시 시점은 미정이지만 비슷한 절차로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의 경우 현지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렉라자 병용 신약 허가를 신청한 상태로, 승인 여부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 결정될 전망이다. 시장에선 렉라자의 연간 글로벌 매출이 올해 4300억원에서 2027년 약 3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유한양행이 받게 될 마일스톤과 로열티의 연간 합산액은 올해 900억원 이상, 2027년엔 약 3700억원으로 뛸 수 있단 게 업계 분석이다.
다만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의 시장 지배력이 여전히 견고하단 점은 불확실성으로 남아있다. 타그리소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2018년 출시됐다. 출시 이후 세계에서 타그리소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70만여명에 이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선 렉라자 병용의 임상 결과가 우수하단 점은 인지하고 있지만 타그리소의 영향력을 빠른 시간 안에 뒤집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렉라자 후속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R&D) 성과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앞서 유한양행은 이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YH32364'의 국내 임상 1·2상 진행을 승인받은 바 있다. YH32364는 오는 25~30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전임상 데이터가 공개된다. 해당 물질은 두경부암과 대장암 등을 적응증으로 개발되고 있다.
오는 6월엔 유럽 알레르기·임상 면역학회(EAACI)에선 알레르기 치료제 후보물질 '레시게르셉트'(YH35324)의 임상 1b상 파트2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다. 파트2는 경쟁 약물인 노바티스의 '졸레어'(성분명 오말리주맙)를 사용했음에도 효과가 미미한 만성 두드러기(CSU) 환자를 대상으로, 플라시보군과 대조해 레시게르셉트의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다. 유한양행이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이전한 퇴행성 디스크 신약 물질 '레메디스크'(YH14618)도 연내 임상 3상 데이터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타그리소의 시장 지배력을 감안할 때 렉라자 병용의 시장 점유율 상승 추세 등에 대해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올해는 신약 개발 성과가 실적으로 입증돼야 할 시점으로 효율적인 투자 집행 등 경영 효율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