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마디에 출렁인 제약·바이오株…하반기 '반등' 기대감

홍효진 기자
2025.05.27 16:04
트럼프 2기 행정부 의약품 관련 정책 언급.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부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물밑 작업'은 계속되면서 업계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시장에선 관세 세부안 공개 시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돼 오히려 주가 반등을 모색할 수 있단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관세와 약가 인하 등 미국 정부 정책의 방향성이 국내 기업 주가에 과도하게 선반영됐단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예고한 의약품 품목별 관세의 세부 계획이 이르면 이번 주, 늦어도 오는 6월 안에는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의약품 관세 발표 시기를 당시로부터 "2주 내"로 언급했지만 해당 시점이 지난 이날까지도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지난 4월 미국 상무부가 의약품 관세 부과 시점을 "한두 달 내"로 거론한 바 있어, 늦어도 오는 6월 중에는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의약품 관련 조사가 진행 중으로, 조사 결과를 근거 삼아 의약품 관세가 매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해외 수입품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대통령이 관세 부과 등 긴급 조치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해외 정부의 약가 통제 정책이 자국 제약사 수익성을 침해하는지 관련 사례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의약품 관세 발표 지연을 두고 업계에선 미국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확산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셈법도 복잡해졌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현지 의·약사들 사이에선 관세 부과 시 발생할 수 있는 공급망 문제로 '에피듀랄' '리도카인' '모르핀' 등 병원에서 일상적으로 쓰이는 마취·진통제와 항암제 등 주요 의약품이 부족해질 수 있단 불안감도 확산 중이다. 실제 현지 약국들은 당뇨병 등 고수요 처방약을 비축하는 분위기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1405억달러(약 193조원)로 전월 대비 14.0% 늘었는데, 이 중 소비재 증가분인 225억달러(약 31조원)의 대부분이 의약품 수입에 따른 것으로 집계됐다.

일자리 등 단기적 효과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단 점도 비판 여론의 배경이다. 고가의 브랜드 의약품에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 기업 입장에선 생산시설을 미국으로 옮길 유인이 생기지만, 이 시설은 설계부터 가동까지 통상 3~5년이 소요된다. 대형 제약사가 연이어 미국 내 투자 확대 계획을 밝혔으나 당장 일자리 창출 등 효과는 제한적이란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이윤이 낮아 관세 비용 흡수가 어려운 제네릭(복제약)의 경우, 주요 원료물질을 공급하는 중국과 제네릭 최대 생산국인 인도 업체의 시장 철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 관세 등 연관된 정책을 언급할 때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SK바이오팜·대웅제약 등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 변동 폭이 확대됐다. 투심 악화의 주요인으로 꼽혀온 미국발(發) 정책 불확실성이 국내 주가에 과도하게 선반영된 측면이 있었다. 이에 오히려 방향성이 구체화될 경우 관세 위협이 해소되면서 하반기 주가 반등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단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국내 업계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건 미국 내 사업 비중이 큰 주요 기업이 관세에 대응할 능력이 얼마나 있는지를 시장에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며 "상반기에는 의약품 관세나 약가 인하 정책 등이 언급만 돼도 주가에 영향이 있었지만, 미국 정부가 관세 계획을 명확히 한다면 기업별 구체적인 대안을 공개할 수 있어 시장 안정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관세에 따른 약가 인상 가능성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 중인 가운데 대형 제약사의 (연이은) 미국 내 투자 선언이 의약품 관세 관철 의지를 누그러뜨릴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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