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임신중절 무제한 허용, 女건강권 위협…입법추진 중단하라"

홍효진 기자
2025.08.14 17:18

대한의사협회, '인공임신중절 무제한 허용' 입장 발표
"심각한 부작용 유발…의학적 안전성 담보 안 돼"
"의료인 법적 책임 범위 명확히 해야…진료 거부권 보장도"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달 19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임시대의원총회 시작 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최근 국회에서 발의된 임신 중지 약물 합법화 법안에 대해 "여성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단 원칙을 간과한 법안"이라며 "국회는 당장 경솔한 입법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의협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국회에서 임신 주수나 사유에 제한 없이 인공임신중절을 허용하면서 의사의 신념과 무관하게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이 발의됐다"며 "개정안은 약물을 통한 인공임신중절을 명문화하고 있으나 이는 여성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단 원칙을 간과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의 남인순·이수진 의원은 임신 중지 약물의 합법화를 골자로 한 모자보건법 일부법률개정안 2건을 각각 대표 발의한 바 있다.

의협은 "현재 국내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를 받은 인공임신중절 의약품이 전무하며 해외에서 사용되는 약물조차 그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며 "해당 의약품은 과다출혈, 극심한 복통, 구토, 감염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고 불완전 유산으로 인해 추가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학적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약물에 의한 인공임신중절을 허용하는 것은 여성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해당 개정안은 앞서 헌법재판소(헌재)의 결정 취지에도 어긋난단 게 의협 측 입장이다. 의협은 "2019년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은 낙태를 전면 허용하라는 의미가 결코 아니었다"며 "헌재는 결정문에서 임신 기간 전체에 걸쳐 모든 낙태를 처벌할 수 없게 되면 '용인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이 생긴다고 명시하며, 태아 생명권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조화를 이루는 입법을 촉구했다. 인공임신중절의 허용한계를 전부 삭제하는 것은 과거 헌재의 결정을 왜곡하고 생명윤리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개정안은 인공임신중절에 대해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국민건강보험법은 질병, 부상, 출산, 사망 등에 대한 예방과 치료, 재활, 건강증진에 대해 보험급여를 실시하도록 명시한다"며 "개인의 선택에 의한 인공임신중절은 이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현재 피임 시술조차 비급여인 상황에서 생명을 중단시키는 행위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연간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에서 희귀질환자 등 절실한 치료가 필요한 다른 환자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국회는 인공임신중절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과 후유증에 대한 의료인의 법적 책임 범위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또 생명윤리나 종교적 신념에 따라 시술을 원치 않는 의료진에게는 진료 거부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의료인을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협은 "태아의 생명권을 존중하고 여성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보호하는 원칙 아래 인공임신중절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바"라며 "국회는 당장 경솔한 입법 추진을 중단하고 헌재 결정 취지에 부합하게 의료진과 국민을 보호하는 개정안을 발의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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