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사법' 33년 만에 뗀 첫발…문신사들 "K타투 세계화, 운명의 날"

정심교 기자
2025.08.20 17:00
문신사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제2소위원회에 재상정된 20일, 국회 앞에서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원 60여명이 상정을 축하하며 환호하고 있다. 이들은 K타투 세계화를 위해 법안이 조속히 통과해야 한다며, 한복을 입고 북과 꽹과리를 치며 퍼포먼스를 펼쳤다. /사진=정심교 기자

문신사들의 문신 시술을 법적으로 허용하는 문신사법안이 오늘(20일) 국회에 재상정되면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 합법화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그간 번번이 계류된 기존 법안들과 달리, 이날 상정된 법안은 보건복지부가 각 의원실과 수정·보완한 '문신사법 통합법안'이라는 점에서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연 법안심사제2소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총 72개 법안을 차례대로 심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문신사법안은 65~67번으로, 비교적 뒷순위에 있어 이날 오후 늦게 심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심사대에 오를 문신사법안은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합법화하고, 문신사를 전문직으로 인정하며, 이를 통해 국민의 안전과 건강한 생활권을 보호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이다. 22대 국회에서 박주민·윤상현·강선우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했으며, 이들 법안 3가지를 보건복지부가 수정·보완한 통합법안이 이날 심사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한문신사중앙회는 국회 소통관에서 '문신사법 국회 통과 촉구'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문신사법 제정으로 국민의 건강한 생활권을 보호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10월, '문신사법' 제정안을 22대 국회 최초로 대표발의한 바 있는 박주민 위원장은 이날 "이제는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법 제정 노력의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면서 "오늘 복지위 2소위 통과는 물론, 본회의 통과까지 반드시 해내겠다"고 자신했다.

이어 대한문신사중앙회 임보란 회장은 "지난 12년간 문신사의 사회적 낙인 해소와 제도화를 위해 투쟁해왔다"며 "법안이 소위를 통과한다면 문신사가 전문직으로서 법적 지위를 인정받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문신사법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8.2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이날 국회 앞에 모인 문신사 60여명은 "오늘이 K타투의 세계 진출을 가늠할 운명의 날"이라며,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함께 꽹과리와 장구 장단에 맞춰 한복을 입고 춤을 추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문신사법안 재상정을 축하하며, 조속한 법제화를 통해 'K타투'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열망을 담은 것이다. 이날 퍼포먼스에 참여한 문신 재료상 강세욱씨는 "불법을 저지르면서 돈 벌고 싶지 않다는 점을 호소하기 위해 이른 새벽 대구에서 상경했다"며 "가족 앞에 당당히,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법안 통과를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문신은 바늘과 무독성 색소를 이용해 피부에 선이나 색을 새기는 행위로, 국내법상 그 행위를 규율하는 법적 근거는 없다. 하지만 33년 전인 1992년 대법원에서 문신을 의료행위라 판단하면서 '의사가 아닌 사람'이 행한 문신을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이후 비의료인의 문신 행위는 '의료법'과 '보건범죄단속법' 위반에 따른 불법으로 간주해 처벌돼왔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문신 시술 이용자는 약 1300만명, 문신 시술자는 약 35만명에 달한다. 박주민 위원장은 "이미 자기표현의 수단으로 자리 잡은 문신이 30년 전 판례 한 건으로 인해 범죄로 치부되면서 법과 현실 간 괴리가 컸다"며 "더는 문신사 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기를 바란다. 오늘 문신사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대한문신사중앙회 임보란 회장(앞줄 오른쪽에서 2번째)과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앞줄 오른쪽에서 3번째)이 20일 국회 앞에서 문신사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정심교 기자

이날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원 100여명은 국회 앞 기자회견에서 한복을 입고 북·꽹과리를 치며 문신사법안의 제2소위 통과와 K타투 세계화를 염원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들은 "K타투 합법화 전세계가 기다린다", "K뷰티 경쟁력 문신사법 제정"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며 "K타투 합법화는 K뷰티의 세계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이다. 오늘이 운명의 날"이라고 외쳤다.

앞서 지난 5일 머니투데이가 단독 입수한 통합법안에 따르면 그간 문신 합법화의 발목을 잡은 법적 근거인 의료법 제27조(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를 문신사들은 비껴갈 전망이다. 문신사법안 제8조(문신사의 업무 범위와 한계)에 따르면 '문신사는 의료법 제27조에도 불구하고 문신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서다. 문신을 의료행위인 '피부 침습 행위'로 규정해 '문신 시술은 의료인만 할 수 있다'는 기존 유권해석에서 문신사들이 자유로워지게 된 셈이다.

이번 문신사법안에서 또 주목할 점은 △문신사 면허 발급 △일반의약품(마취 목적) 사용 허용 △문신 제거 행위 금지 △부작용 신고 및 공제조합 가입 의무화 △위생교육 의무화 △공익신고 활성화 등이 조항으로 포함됐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문신 제거 행위 금지'와 '공익신고 활성화' 조항은 기존 법안에 없던 내용으로, 통합안 제정 과정에서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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