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수천억 백신 맞아도 효과는 깜깜이...질병청, 내년부터 효과 평가

박정렬 기자
2025.08.25 16:46
6일 광주 북구보건소 접종실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수량을 확인하고 있다./사진=광주 북구, 뉴스1

정부가 매년 수 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예방접종 사업의 체계적인 효과 평가를 진행할 계획이다. 접종실적만 아니라 감염병 예방 효과, 질환 발생률과 입원률 등을 포괄적으로 분석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만연된 '백신 포비아'(공포증)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은 국가예방접종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감염병 발생, 변이, 면역도 조사 등 포괄적인 효과 평가를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올해 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국가예방접종 백신에 대한 효과 평가 체계를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백신별 계획에 따라 정기, 수시 평가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형민 질병청 과장은 "그동안 비정기적으로 진행한 백신 효과 평가를 체계화하는 것"이라며 "매년 돌연변이가 생겨 사실상 새로운 백신을 맞게 되는 코로나19나 인플루엔자(독감)는 해마다, 그 외 백신은 3년 또는 5년 주기로 평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 말했다.

이어 "홍역이나 백일해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불규칙하게 유행하는 감염병은 계획에 없어도 상시 평가할 방침"이라며 "대상포진, 남아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와 같이 현재 민간에서 접종하지만 대중의 관심이 큰 백신이나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와 같은 신규 백신도 사업 도입 등을 위해 효과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예방접종은 연간 수 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결핵, B형간염, 폐렴구균, 수두 등 19종의 백신 접종을 지원한다. 올해는 약 6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는데, 해마다 백신 효능과 질병예방 효과 등에 대한 과학적 평가가 미흡한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해외 임상 연구가 존재하지만, 한국인에게는 효과·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보완이 요구됐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백신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객관적인 근거 확보 필요성이 더욱 강조됐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전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우리나라의 역학 특성에 기반해 백신을 평가하고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백신 접종률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너무 짧은 시간에 적은 예산으로 연구를 추진하면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얻기 힘들 수 있다. 결과만큼 과정에 대한 논란을 줄이는 것도 중요한 만큼 건강보험 데이터 정비와 연구 기법의 보완도 선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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