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면 병원 돌아오는 전공의들…'내부갈등·필수과 기피'는 과제로

홍효진 기자
2025.08.27 16:35

9월1일 전공의 수련 개시
PA 간호사와 업무분장 혼란 예상
대형병원도 필수과 기피 심화…장기과제로

지난달 1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사진=뉴스1

주요 수련병원 내 복귀 전공의(인턴·레지던트)와 진료지원(PA) 인력과의 업무 분장 관련 구체화된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불편한 동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가운데 지방병원을 비롯해 서울 대형병원에서도 필수과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의료공백 사태의 실질적 해결은 장기적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대형병원 5곳(삼성서울·서울대·서울성모·서울아산·세브란스병원, 이하 가나다순·빅5)을 포함한 전국 수련병원 대부분이 면접 절차를 완료하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마쳤다. 지난 11일부터 시작된 이번 모집은 오는 29일 마감되며 수련병원은 인턴 3006명, 레지던트 1년차 3207명, 상급 연차(2~4년차) 7285명까지 총 1만3498명의 전공의를 모집한다. 합격자는 이번 주 내 발표된다.

상당수 전공의들의 복귀가 예상되면서 의료공백 사태는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당장 다음 주부터 전공의를 받아야 하는 수련병원 입장에선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그간 전공의 공백을 메워오던 PA 인력 배치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조차 마련되지 않아서다. 빅5 병원 관계자는 "현재 경력 5년차 간호사들이 대부분 PA 인력으로 근무 중인데, 전공의가 돌아오면 이 인력을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병원도 고민이 많다"며 "전공의가 당직에서 제외된다면 야간 전담 PA는 그대로 유지하거나 페이퍼 워크(문서업무)를 맡을 PA를 일부 남기는 등 병원마다 사정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전에 병동에 있었다면 3교대로 근무하던 간호사들이 (의정갈등 후) 병원 사정으로 오전 9시~오후 6시, 오전 8시~오후 5시의 주간 PA 근무로 강제 전환됐다"며 "전공의 복귀 후 초반엔 근무 혼란이 빚어질 텐데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마련된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하반기 복귀 계획을 너무 급하게 결정해 병원 입장에서 아쉬움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개혁 관련 주요 타임라인.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필수과 기피 현상도 우려할 지점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 지원율은 78.9%에 달했지만 필수과인 응급의학과 지원율은 34.6%에 그쳤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지원율도 43.8%를 기록하며 지원율을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인기과인 성형외과와 피부과 지원율은 각각 86.7%, 77.8%에 달했다.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전체 지원율은 73%였지만 응급의학과 지원율은 각각 33.3%에 그쳤고, 성형외과와 피부과 지원율은 각각 150%, 100%에 달하며 큰 격차를 보였다.

수도권 대비 지원율 자체가 저조한 지방병원도 필수과 기피 현상이 심했다. 제주대병원은 인턴 20명 모집에 9명, 레지던트 49명 모집에 21명이 지원했는데, 필수과목 중 내과에만 6명(15명 모집)이 지원했고 그 외 소아청소년과·심장혈관흉부외과·응급의학과 등 필수과목엔 지원자가 0명이었다. 제주대병원 하반기 레지던트 지원자 수는 내과 6명, 정신건강의학과 3명, 안과 2명, 이비인후과 1명, 재활의학과 1명, 마취통증의학과 5명, 영상의학과 3명으로 집계됐다. 충남대병원 필수과 지원율도 약 30~40%로 전해졌다.

한 지방병원 관계자는 "빅5 병원도 전체 지원율은 80% 가까이 되지만 필수과 지원율은 50~60% 수준"이라며 "하반기 모집을 통해 과를 바꿔 서울로 들어오거나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전공의 복귀가 이뤄진다 해도 실질적 사태 해결은 장기 과제가 될 전망이다. 대형병원 쏠림을 비롯해 교수 및 기복귀자와 9월 복귀자 간 신뢰 회복에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서다. 일단 전공의들은 복귀 시 갈등을 최소화하겠단 입장을 공식화한 상태다. 전날(26일)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수련병원장들과의 간담회에서 "이미 근무 중인 전공의들과 새로 합류할 동료들이 조화롭게 지내며 일할 수 있도록 적극 소통하고 화합에 힘쓰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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