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사회경제적 비용 15조원↑…국가적 장기대책 마련해야"

홍효진 기자
2025.09.04 17:02

[대한비만학회 ICOMES 2025]
"지속가능한 비만 관리체계 구축해야"

이청우 대한비만학회 보험법제이사(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장)가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열린 국제 비만 심포지엄 'ICOMES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비만 관리체계를 현 개인 중심에서 사회적 차원으로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15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2019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 비만대사수술 외 모든 비만 진료 및 치료는 여전히 비급여 시장에 묶여 있어 제대로 된 관리가 어렵단 지적이다.

이청우 대한비만학회 보험법제이사(중앙보훈병원 가정의학과장)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열린 국제 비만 심포지엄 'ICOMES 2025'에서 "2021년 기준 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은 15조6382억원으로 추산된다"며 "비만의 정도(단계)가 높아질수록 연간 의료비용이 증가하며, 저학력·저소득일수록 비만율이 높아 사회 불평등이란 측면에서도 비만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주요 선행연구에 따르면 비만의 사회경제적 추정 비용은 △2013년 7262억원 △2015년 9조1506억원 △2021년 15조6382억원으로 그 추산액이 꾸준히 늘고 있다. 실제 2019년까진 음주로 인한 손실이 가장 컸지만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비만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이 보험법제이사는 "2009~2013년 고도비만 유병률이 1.9%에서 3.4%로 증가했는데 이 기간 사회경제적 비용은 1.47배나 늘었다"며 "비만이 증가할수록 사회적 비용도 더 늘어날 위험성이 높단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1995년 국민건강증진법을 제정해 비만 예방 정책 토대를 마련하는 한편, △2000년대 초 1·2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통한 성인 비만율 억제 목표 설정 △2018년 제1차 국가비만관리 종합대책 마련 △2021년 5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 내 비만 관리 강화 방안 포함 등 비만 관리 체계화에 나섰다. 그러나 장기 대책이 없단 한계에 따라 비만율 상승 및 사회경제적 취약계층 비만 심화 등 문제에 대한 뚜렷한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이준혁 대한비만학회 정책위원회 간사(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가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열린 국제 비만 심포지엄 'ICOMES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이준혁 대한비만학회 정책위원회 간사(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는 "비만 정책 추진 인력과 예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며 '비만이 안 생기는 환경' 설계에 대한 노력도 부족하다"며 "비만이 가진 '중독질환'적 속성을 반영한 정책이 부재하단 점도 한계"라고 지적했다.

해외의 경우 비만 진료 지원은 이미 활성화돼 있다. 미국은 사회보장제도인 메디케어 내 심혈관 질환 이력이 있는 비만인(7%)에게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수면무호흡증 환자에겐 '젭바운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관련 처방약 보험을 적용 중이다. 이에 비만 치료제 비용은 매달 1300달러(약 180만원)에서 325~430달러(약 45만~60만원)선까지 감소했다.

이 간사는 "국내의 경우 비만 치료제가 오남용 되고 비만대사수술 외의 모든 진료와 치료가 비급여로 진행돼 치료 접근성도 낮다"며 "전문가와 함께 비만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적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정환 대한비만학회 정책이사(한양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는 "건강보험 급여화의 경우 (질병에 대한) 시급성이 있고 정책적 효과가 늦게 나타날 수 있단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설탕·소금·지방세를 비롯해 가당 음료 과세, 건강보조금 지원 정책을 통해 궁극적인 비만 예방과 치료에 쓰일 수 있도록 추가 재정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도 참석했다. 이 의원은 비만 질환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비만 질환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지난 1월 국회에 대표발의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비만은 개인 건강 영역뿐 아니라 현대 사회 인류가 겪을 수 있는 가장 포괄적인 것을 함축한 질병"이라며 "비만법은 우리나라의 선진화 과정에서 국민 건강을 아우르는 데 가장 중요한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이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열린 국제 비만 심포지엄 'ICOMES 2025'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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