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가 투약 40주차에 최대 30%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경쟁 약물 대비 구토나 오심같은 이상사례 발현 비율이 적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연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품목 허가를 신청한 뒤 내년 하반기 이를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계획대로 된다면 내년에 한국에서 개발된 첫 GLP-1 계열 비만약이 등장하게 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 중인 GLP-1 계열 비만약은 다국적 제약사인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 두 가지다.
한미약품은 27일 한국 제약사 기술로 자체, 최초 개발한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3상 임상시험 중간 결과인 투약 40주차 결과를 공시를 통해 공개했다. 64주차까지 투약, 관찰하는 임상 과제이지만 연내 허가신청 계획을 염두에 두고 40주차 중간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향후 이번에 발표된 데이터보다 투약 지속에 따른 개선된 지표가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통상 비만약 개발사들이 60주차 이상 투약 결과를 발표하는 것과 달리 40주차 중간 톱라인(주요) 결과를 공개하게 된 건 그만큼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우수한 경쟁력과 안전성, 시장성을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연내 허가신청 목표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내년 하반기경 출시될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임상은 국내 여러 대학병원에서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자 448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과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평행 비교 방식으로 설계됐다. 체중 변화율, 체중 감소율이 5% 이상인 시험대상자 비율에 대한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의 위약군 대비 우월성을 평가하는 목적으로 수행됐다.
투약 40주차 시점 분석 결과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시험 대상자는 79.42%(위약 14.49%)였다. 10% 이상 몸무게가 빠진 대상자는 49.46%(위약 6.52%), 15% 이상은 19.86%(위약 2.90%)였다. 기저치 대비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의 평균 체중 변화율은 -9.75%로, 위약 투여군 -0.95%와 대비된다.
특히 초고도비만이 아닌 체질량지수(BMI) 30 이하 '여성'에게서 타 시험 대상자 대비 더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시험 대상자 중 BMI 30kg/㎡ 미만 군의 체중 변화율은 -12.20%로, 소그룹 분석군 중 가장 높은 체중 감소율을 보였다.
기존 약물 대비 안전한 이상사례 프로파일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도 이번 임상의 큰 성과라는 설명이다. 현재 시장에 출시돼 있는 GLP-1 계열 비만치료제들의 경우 구토나 오심, 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사례 발현 비율이 높다. 반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우 관련 이상사례가 기존에 알려진 발현율 대비 두자릿수 이상 비율로 적은 결과가 확인되는 등 비만 치료 접근성을 보다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또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우수한 심혈관, 신장 보호 효능은 타 GLP-1 제품들과 비교해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 써큘레이션 (Circulation) 등 다수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4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글로벌 심혈관계 안정성 연구(CVOT)에서 주요 심혈관계, 신장 질환 사건 발생 위험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켰다.
이번 임상을 주도한 김나영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전무)은 "한미그룹 창업주 임성기 선대회장이 심혈을 기울였던 에페글레나타이드가, 한국인 대상 임상에서 효과적이고 안전한 임상 결과 도출을 통해 '국민 비만약'으로서 상용화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며 "한미의 레거시(전통)이자, 혁신의 시작이 될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향후 비만에서 당뇨에 이르는 대사질환 분야에서 다양한 확장성을 보여주는 신약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세계적 표준 첨단 설비를 갖춘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직접 생산할 계획이다. 외산 제품 대비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데다, 수입약들의 고질적 문제인 공급 부족과 빈번한 품절 이슈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와 함께 당뇨 적응증으로의 확장하고, 디지털 치료제를 결합한 '한국 최초의 디지털 융합의약품'으로의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디지털융합의약품은 비만 치료제 사용시 환자들의 삶의 방식과 투약 안정성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전제돼야 하는 만큼, 환자 개개인 목표에 맞춰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 비만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내년에 출시될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또 한번 비상하는 중요한 마일스톤이 될 것"이라며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 이후 순차적으로 선보이게 될 다른 'H.O.P'(한미 비만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의 가시적 성과도 기대되는 만큼, 첫 단추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성공적 출시에 한미의 역량을 더욱 집중시키겠다"고 말했다.
현재 H.O.P 프로젝트는 총 6개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으로 구성돼 있다. 신약 외에도 체중 감량과 연관된 대사질환 분야에서 더 많은 혁신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과체중, 비만 1단계에 최적화된 GLP-1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근손실을 최소화하며 체중 감량 효능을 극대화한 삼중작용제 'HM15275' △체중 감량과 근육량 증가를 동시에 유도하는 세계 최초 기전의 신약 'HM17321'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경구·패치형 제제 △디지털 융합의약품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