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비온이 전립선특이막항원(Prostate-Specific Membrane Antigen·PSMA) 타깃 RPT(방사성의약품) '포큐보타이드'(Lu-177-DGUL)의 임상2상 CSR(임상시험결과보고서)를 수령하며 국내 조건부 허가에 '청신호'가 켜졌다. 회사는 '플루빅토' 대비 우수한 데이터로 국내 시장부터 확실히 잡는다는 계획이다. 다만 글로벌에서 새로운 모달리티(치료접근법)의 전립선암 치료제가 떠올라 글로벌 상업화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비온은 지난 12일 포큐보타이드의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etastatic Castration-Resistant Prostate Cancer·mCRPC) 임상2상 CSR에서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RECIST v1.1 기준 ORR(객관적반응률)를 35.9%로 공시했다. 노바티스의 플루빅토 임상3상(VISION)에서 확인된 RECIST v1.1 기준 ORR는 29.8%다.
셀비온은 이번 데이터를 기반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하고 임상3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조건부 허가 가능성을 높게 전망한다. 특히 높은 안전성이 확인되면서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 임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통계적으로 가장 보수적 수치인 정확한 신뢰구간의 (ORR) 하한값 역시 25.34%로 확인돼 국내 조건부 허가 가능성은 높다고 판단한다"며 "이상사례 및 약물 관련 이상사례 역시 플루빅토 임상3상 대비 경쟁력 있는 데이터를 발표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구체적인 글로벌 상업화 계획은 아직 미지수다. 일각에선 지난 11월 존슨앤드존슨(J&J)의 할다테라퓨틱스(이하 할다) 인수 등으로 글로벌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의 트렌드가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할다의 경구용(먹는) mCRPC 치료제 'HLD-0915'는 '립택'(RIPTAC) 플랫폼 기반 치료제로 정밀한 암세포 사멸효과가 특징이다. 업계 전문가는 "임상1상 데이터만 봤을 땐 HLD-0915가 앞으로 전립선암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셀비온은 현재 임상 초기단계에 있는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이 실제로 시장에 진입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효과와 안전성에서 모두 차별성을 앞세운 포큐보타이드가 충분히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본다. 회사는 글로벌 기술이전 논의도 꾸준히 이어간다. 다만 현재 시점에선 국내에서 포큐보타이드를 성공적으로 시판하는 것을 최우선순위로 삼고 있다.
셀비온 관계자는 "국내 시장만 해도 수백억 원 규모여서 글로벌 기술이전만 쳐다보는 게 아니라 국내 시판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선순환이 되고 급하게 계약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전략을 짰다"고 말했다.
중장기 관점에서 항체-방사성동위원소접합체(Antibody-Radionuclide Conjugate·ARC) 등 차세대 RPT도 개발 중이다. 회사는 지난해 동아에스티와 맺은 ARC 연구·개발 MOU(업무협약)에 이어 올해 10월엔 자이메디와 항체 기반 RPT 치료제 공동연구 계약을 했다. 최근 국가신약개발사업(KDDF) 비임상과제로 선정된 악티튬-225(225Ac) 기반 mCRPC 치료제도 비임상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