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의대정원' 당장 다음주 결론인데…"합의된 내용 전혀 없어"

홍효진 기자
2025.12.23 16:22

추계위, 11차회의서 이견 못 좁혀…오는 30일 추가회의
의협 "머릿수 중심 현재 추계, 실제 노동 공급량 변화 반영 안 돼"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김태현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회장이 지난 8월12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T타워에서 열린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이하 추계위)가 다음 주 중 2027학년도 의대 정원 규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부 이견이 지속되고 있어 연내 최종 결론 도출이 어려울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추계위는 오는 30일 오후 제12차 회의를 열고 2027학년도 의대 정원 추계 규모에 대한 막바지 논의에 들어간다. 추계위는 전날 진행된 11차 회의를 연내 최종 공식 회의로 보고 정원 규모를 결정하려 했지만, 인공지능(AI) 도입 등 미래 의료 환경 변화에 대한 여러 핵심 변수를 두고 위원들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장기 의사인력 수급추계를 위해 설치된 추계위에선 지난 8월 첫 회의를 시작으로 미래 의사 수요와 공급 규모가 논의돼왔다. 추계위는 이달 22일 회의에서 최종 모형에 AI 생산성 향상(6%)과 의사 근무일수 5~10% 감소 등 변수를 적용, 2040년 의사 공급은 약 13만1498~13만3000명, 수요는 14만2000~16만9000명으로 추산했다. 부족할 것으로 보이는 의사 수는 적게는 약 1만명에서 많게는 3만6000명에 달한다. 현재 추계위는 이러한 AI 변수를 반영하는 것과 반영하지 않는 경우 모두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장 일주일 뒤 결론을 내야 함에도 추계위 내부에선 "합의된 게 전혀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한 추계위원은 "수급 추계 방식이나 이를 위해 고려해야 할 여러 변수 등 본질적으로 위원들이 갖는 인식 자체가 모두 다르다"며 "의견 차이가 워낙 크다 보니 단시간 내에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진 않는다. 다음 주 추가 회의에서도 (의대 정원) 추계 범위가 결정될 수 있을진 미지수"라고 말했다.

의과대학 증원 정책에 반발해 집단 사직했던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에 복귀한 1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료계에선 의료체계 자체를 보는 견해 자체가 위원별로 차이를 보이면서 갈등이 지속되고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AI'란 변수만 놓고 봐도 이를 고려해야 한단 측과 불확실한 미래인 만큼 이는 제외해야 한단 의견이 갈린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본래 추계는 불확실할 수밖에 없고 이에 대한 객관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위원회 논의가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어떤 모델을 기본형으로 둘지 레퍼런스(참고치)조차 명확히 나온 게 없다. 정부가 사실상 의대 증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급하게 결론을 내려다보니 제대로 된 추계가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현재 추계 방식은 의사의 개별 노동 생산성 변화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김재연 의협 법제이사는 11차 추계위 회의 결과를 토대로 한 관련 보고서를 통해 "머릿수 중심의 현재 추계는 의사의 실제 노동 공급량 변화를 포착하지 못해 정책 실효성을 낮춘다"며 "미국처럼 개인별 근로시간, 교육 이수, 이직 패턴을 추적하는 범국가적 의료인력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이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청구 데이터와 결합해 정밀한 마이크로시뮬레이션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네덜란드처럼 3~5년 주기로 수급 상황을 재진단하고 입학 정원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상설 기구가 필요하다"며 "고정된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AI 발전, 인구 이동, 질병 구조 변화에 대응해 시나리오를 지속해서 업데이트하는 유연한 거버넌스가 정답"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추계위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겠단 입장이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추계위에선 특정 숫자가 아닌 (최댓값과 최솟값을 포함한)추정 범위를 결정할 것"이라며 "추계위는 독립된 조직으로 정부는 중간 보고도 받지 않는다. 추계위가 낸 결론을 어떤 속도와 방향으로 할지는 여러 의견을 거쳐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