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이하 추계위)가 2040년 의사 수가 최소 5704명에서 최대 1만1136명 부족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의대증원 논의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대한의사협회(의협)을 비롯한 의사단체의 반발이 거센만큼 실질적인 증원 규모 도출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추계위는 30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앞서 서울 중구 T타워에서 4시간 가량 격론 끝에 확정한 의사인력 수급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월 12일 첫 회의를 시작으로 의사 인력의 중장기 수요와 공급 규모를 논의해온 추계위는 이번 12차 회의에서야 최종 결과를 도출해냈다.
추계위는 의사인력이 얼마나 필요할지(수요) 그리고 어느 정도 공급될지(공급)를 판단하기 위해 다양한 변수를 적용했다. 최종적으로 의료기관 특성에 따른 입원·외래 의료 이용량, 인구구조 변화,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 면허 취득 이후 임상의사 활동 확률 등이 주요 변수로 고려됐다.
실제 어떤 상황을 가정하냐에 따라 수요와 공급은 크게 달라진다. 추계위는 지난 8일 개최한 9차 회의에선 '2040년 부족한 의사 수는 최대 1만8739명'이란 중간 결괏값을 내놓았고, 이후 11차 회의에선 이 시점에 의사 부족 규모가 최소 9536명에서 최대 3만6094명이라는 결과를 제시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김태현 추계위원장은 "주로 수요 추계와 관련한 차이에서 (다른 결과가) 발생한다"며 "최종적으로 미래 수요 모형(아리마 모형)은 예측 오차가 상대적으로 낮은 모형을 단일 채택하고 근무일수도 일정 부분 조정됐다"고 밝혔다.
그 결과, 2035년은 수요 13만5938~13만8206명, 공급 13만3283~13만4403명으로 총 1535명~4923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추정됐다. 2040년에는 수요 14만4688~14만9273명, 공급 13만8137~13만8984명으로 의사인력 부족 규모가 5704~1만1136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생산성 변화 및 근무 일수 변화 등 미래 의료 환경 변화를 반영한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수요는 2035년 13만7545명, 2040년 14만8235명으로 추정됐다. 의료 이용 적정화 등 보건의료 정책 변화를 고려한 시나리오를 적용할 경우 수요는 2035년 13만6778명, 2040년 14만7034명으로 예측됐다.
2027년 이후 의과대학 정원 규모는 추계위의 수급 추계 결과를 토대로 정은경 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논의된다. 이 후 복지부와 교육부의 협의를 통해 최종 결정되는 구조다. 복지부는 내년 1월부터 보정심을 통해 의과대학 정원 규모를 본격적으로 논의 ·확정할 계획이다.
의대증원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의료계의 반발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의협은 추계위 발표 전 보도자료를 내고 "교육 여건의 심도 있는 고려 없이 단순히 숫자만 맞추는 식의 논의는 어불성설"이라며 "정부의 입시 일정에 맞춘 무리한 결정보단 '철저한 과학적 검증'과 '교육 여건의 현실적 고려'가 선행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역시 같은날 입장문에서 "부실한 데이터에 근거해 의대 정원 확대를 정당화하려는 시도는 타당성이 결여된 성급한 판단이며, 정책의 신뢰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급추계 결과가 기계적으로 의대정원 규모로 계산되는 방식은 아니다"며 "향후 보정심에서 논의할 사항이다. 다만, 대학 입시 관련 절차나 일정을 감안해 최대한 신속하게 논의를 진행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