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비만약 '마운자로'의 성분인 '터제파타이드'가 의약품 단일성분 기준 전세계 매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2위도 비만약 '위고비'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다. 2년 연속 1위였던 항암제 '키트루다'는 3위가 됐다. 항암제 중심이던 블록버스터(연매출 1조원 이상) 신약 지형이 비만·대사질환 치료 위주로 재편됐다는 분석이다.
8일 유진투자증권이 블룸버그 전망치 등을 인용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에서 단일성분 기준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은 일라이릴리의 터제파타이드 성분으로 예상 매출액은 359억달러(약 52조300억원)다. 터제파타이드는 미국에서 당뇨병 치료제로는 마운자로, 비만치료 시에는 '젭바운드'로 승인됐는데 각각 지난해 매출액이 228억달러(약 33조400억원) 131억달러(약 18조9900억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2위는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의약품으로 지난해 잠정집계 매출액은 356억달러(약 51조6000억원)다. 세마글루타이드가 비만치료에 쓰일 때는 위고비, 당뇨치료에 쓰일 때는 '오젬픽'으로 판매되는데 두 의약품의 판매금액을 합한 수치다.
터제파타이드와 세마글루타이드의 지난해 예상 합산매출액은 705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원화기준 GLP(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이 100조원을 넘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3위는 MSD의 항암제 키트루다로 지난해 예상 매출액은 315억달러(약 45조6700억원)다. 키트루다는 2023년부터 2년 연속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에 올랐으나 비만약 성분에 매출순위가 밀리게 됐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LP-1 계열 비만·대사 치료제 성분들이 항암제인 키트루다 중심의 블록버스터 지형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비만·대사질환 치료 패러다임이 항암제 중심 블록버스터 지형을 구조적으로 재편하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짚었다.
비만치료제 매출성장에 힘입어 일라이릴리가 글로벌 1위 제약사로 등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이밸류에이트는 올해 터제파타이드 성분 매출이 450억달러(약 65조2600억원)를 기록하고 일라이릴리는 전문의약품 매출이 755억달러(약 109조4900억원)로 1위 매출 제약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만치료제 시장은 2030년까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권 연구원은 "2030년까지 비만·대사 관련 치료제 시장은 1000억달러(약 144조9700억원)를 초과하는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내 비만치료 대상이 되는 환자들은 총인구의 40% 정도로 추정되는데 비만치료 대상 환자의 10~20% 수준만이 치료를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점이 지속될 수요의 고성장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