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in리포트]
불면증 환자 76만명↑…4년 연속 증가세
면역력 저하·정신질환 위험 확대
일정한 '수면리듬'이 핵심…낮잠은 피해야

#직장인 이모씨(40대)는 3주 전부터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야근까지 하고 집에 돌아와도 막상 불을 끄고 누우면 좀처럼 눈이 감기지 않는다. 수면에 도움 된다는 음악을 듣거나 영양제를 먹어도 효과는 없었다. 이씨는 "퇴근 후 집에 오면 몸은 피곤한데 정신만 또렷하다"며 "잠이 안 와 심심해지면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몇 시간은 더 지나있다"고 토로했다.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불면증 환자 수는 2024년 76만8814명으로 2020년(65만8675명) 대비 11만명 넘게 늘며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여성 환자 비중은 60.5%로 남성 대비 압도적으로 많았다. 임신·산후·갱년기에 호르몬 변화 등에 따라 수면 리듬이 바뀌면서 남성보다 수면장애를 겪는 이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60대가 25%(19만2188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불면증은 잠을 자기에 적합한 환경에서도 잠들기 어려워하거나 자주 깨는 등 수면 방해가 반복되는 상태다.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 힘들거나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고 피로감이 남는다면 불면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같은 증상이 며칠간 나타나는 '일시적 불면증', 2~3주간 지속되는 '단기 불면증', 주 3회·3개월 이상 이어지는 '만성 불면증' 등의 형태를 보인다. 충분한 수면 시간이 지켜지지 않아 주요 활동 시간인 낮 동안 피로감과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불면증 환자는 장기적으로 면역력 저하와 신체·정신 질환을 겪을 위험이 커진다. 최근 연세대 의대 연구진이 영국 내 수면장애 환자 3만여명과 수면장애가 없는 14만여명의 대규모 데이터를 최대 30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수면장애 집단은 비(非) 수면장애 집단 대비 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질환 발생 위험이 32%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불면증은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특히 카페인 섭취·음주·흡연·불규칙한 수면 시간 등 생활 습관 문제와 스트레스·우울감 등 심리적인 불안감은 수면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통증·소화 불량을 비롯해 자는 동안 호흡이 일시적으로 멈추는 수면 무호흡증, 다리 불편감을 느끼는 하지불안증후군, 갑작스러운 졸음이 오는 기면증 등도 불면증의 원인으로 꼽힌다.
증상 예방과 개선을 위해선 수면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되도록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규칙적 습관을 들이고, 수면 질을 떨어뜨리는 과도한 카페인 섭취·음주·흡연은 피해야 한다. 취침 전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청색광(블루라이트)을 통해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기 때문에 이 같은 자극적인 활동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낮잠은 가능한 피하는 게 좋으며 필요하다면 짧은 시간으로 제한해야 한다.
최윤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불면증은 만성화되기 쉬운 만큼 방치하지 말고 적절한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침대는 수면을 위한 공간으로만 사용하고 졸릴 때만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수면학회 '건강한 수면 지침'
독자들의 PICK!
1.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지킨다.
2. 낮에 40분간 땀이 날 정도로 운동하되, 취침 전 3~4시간 내 과도한 운동은 피한다.
3. 낮잠은 가급적 안 자도록 노력하고 자더라도 15분 이내로 제한한다.
4. 잠자기 4~6시간 전 카페인(커피·콜라·녹차·홍차 등)이 들어간 음식 섭취를 피하고 하루 중에도 카페인 섭취를 최소화한다.
5. 흡연자의 경우 금연한다.
6. 늦은 밤 음주는 피한다.
7. 자기 전 과도한 식사나 수분 섭취는 제한한다.
8. 잠자리 주변 소음을 없애고 온도와 조명을 안락하게 조절한다.
9. 수면제의 습관적 사용을 피한다.
10.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피하고 요가·명상·독서 등으로 이완한다.
11. 잠자리에서 20분 내로 잠이 오지 않을 경우 가벼운 독서·TV 시청 등으로 이완한 뒤 졸음이 오면 다시 잠자리에 든다. 다만 간밤에 잠을 잘 못 잤더라도 기상 시간은 정해둔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하고 낮잠은 안 자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