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베트남에서 41세 남성이 직장(대장 끄트머리로, 항문까지 곧게 내려오는 부위)이 뚫려 내원한 사례가 충격을 줍니다. 길이만 50㎝ 넘는 장어가 직장에 들어와 구멍을 뚫으면서 대변이 복강 내로 유출돼 급성 복막염과 패혈성 쇼크가 발생해서인데요. 전문의들은 이처럼 항문에 이물질을 넣는 엽기적인 행위는 물론, 항문성교 자체에 대해 "절대적으로 말리고 싶은 행동"이라며 "항문성교를 즐긴 후 치러야 할 대가가 엄청나다"고 경고합니다.
항문은 점막이 얇아 작은 충격에도 쉽게 손상당합니다. 항문성교나 항문에 물체를 집어넣는 행위는 항문 점막과 괄약근에 손상을 입히기 쉽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대변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찔끔찔끔 새어 나오는 변실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툭하면 대변을 지려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습니다. 국내에서 변실금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14년 8057명에서 2024년 1만7945명으로 10년 새 122.7%( 배) 늘었습니다. 하지만 '숨은' 변실금 환자까지 더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성 변실금의 대표적인 원인은 자연분만, 분만 시 회음부를 절개하면서 괄약근 일부를 절제한 경우로 꼽힙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출산과 관련 없는 남성의 변실금 증가세가 심상찮습니다. 국내 남성의 변실금 환자는 2014년 2863명에서 2024년 5759명으로 10년 새 2배나 껑충 뛰었습니다. 이처럼 남성의 변실금은 항문성교 같은 비정상적인 성행위가 주된 원인으로 꼽힙니다. 실제 대장항문외과 병·의원엔 변실금이 발생한 20대 남성이 지속적인 항문성교로 변실금이 생겨 기저귀를 차고 내원하거나, 심지어 직장에 콜라 캔을 넣어 응급수술하는 사례도 보고됩니다.
변실금은 한 번 생기면 완치하기가 어렵습니다. 치료로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바이오피드백' 치료는 컴퓨터 화면을 통해 항문 내 근육 압력을 측정할 수 있는 엄지손가락 크기의 감지용 센서를 넣고, 잘못된 근육 수축을 환자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스스로 운동하게 해 올바른 이완법을 익히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전기 자극 치료'는 항문에 탐침자를 넣어 전기로 항문 근육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직장의 감각 능력을 회복하고 항문 괄약근을 수축해 근육을 강화합니다.
비수술적 치료로도 효과가 없거나 항문관, 항문 괄약근이 이미 손상당한 경우 괄약근 교정술, 괄약근 성형술, 후방 항문교정술 같은 수술적 치료를 실시해야 합니다. 만약 항문 괄약근이 완전히 손상당했다면 실리콘 기기로 인공 항문 괄약근을 몸 안에 심는 '인공 항문 괄약근 조성술'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글=정심교 기자 [email protected], 도움말=대한대장항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