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엔 기름진 명절 음식 섭취가 늘고 대량의 음식을 조리하는 과정에서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응급 상황에 대한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윤경성 강북삼성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함께 연휴 기간 꼭 기억해야 할 응급처치 가이드를 알아본다.
연휴 기간 중 응급실을 찾는 가장 흔한 원인은 소화기 질환이다. 명절 음식은 평소보다 열량이 2배 이상 높고 기름져 과다 섭취 시 소화불량 및 역류성 식도염 등을 유발하기 쉽다. 가벼운 소화불량은 금식과 수분 보충으로 호전되지만 심한 구토나 복통이 멈추지 않는다면 단순 체기가 아닌 급성 담낭염이나 췌장염일 가능성도 있다.
윤경성 교수는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만성 질환자는 기름진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면 대사적 스트레스와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 경우 합병증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평소 식습관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전을 부치는 등 뜨거운 기름과 불을 사용하는 요리가 많은 만큼 화상 사고도 잦다. 조리 도중 맨살에 냄비·프라이팬 등 고온의 고체에 닿아 접촉 화상을 입거나, 뜨거운 국물이 쏟아져 열탕화상(뜨거운 물 또는 식용유 등 액체에 의한 화상)을 입기도 한다.
윤 교수는 "화상을 입었다면 화상 부위의 옷이나 장신구를 제거하고 15~20도(℃)의 흐르는 물에 환부를 충분히 식혀야 한다"며 "다만 환부에 얼음을 직접 대는 행위는 혈관을 수축시켜 피부 손상을 가중하므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감염 방지를 위해 물집은 터뜨리지 말고 깨끗한 거즈로 보호해야 한다"며 "화상 부위가 손바닥보다 넓거나 감각이 없다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떡이나 갈비 등 찰지고 질긴 음식으로 인한 기도 폐쇄도 명절에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응급 상황이다. 특히 기도 폐쇄는 골든타임이 4분에 불과한 치명적 사고다. 상대방이 음식을 먹다 갑자기 말을 못 하고 목을 손으로 감싸 쥐면서 숨을 못 쉰다면 즉시 119에 신고한 뒤, '하임리히법'을 시행해야 한다. 하임리히법은 환자 뒤에서 허리를 감싸 안고 본인 주먹의 엄지 쪽으로 환자의 명치 끝을 강하게 밀쳐 올려 이물질을 뱉어내게 하는 응급처치법이다.
윤 교수는 "환자에게 의식 저하가 발생하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이물질을 뱉어냈더라도 강한 압박으로 인한 장기 손상이나 잔여물로 인한 흡인성 폐렴의 위험이 있어 반드시 응급실을 방문해 후속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올해 설 연휴 기간 전국 응급의료기관 416곳은 평소처럼 24시간 진료를 이어간다. 이를 포함해 하루 평균 9655곳 병·의원 및 6912곳의 약국이 문을 열 예정이다.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 정보는 보건복지부 응급의료포털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