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암 환자의 생존율은 높지만 국가 관리 체계는 미흡하단 지적이 나왔다. 소아청소년암 환자의 경우 치료가 끝난 뒤에도 심혈관계 합병증과 성장 장애 등 여러 후유증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전문 인력 확보와 장기 추적 관리 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27일 경기 고양시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소아청소년암 진료 및 연구 발전 심포지엄'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소아청소년암은 암 관리를 맡는 전문 의료 인력이 전국적으로 부족한 현상이 이어지면서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진료 체계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국내 소아청소년 혈액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약 85%로 미국 등 선진국 수준이다. 박미림 소아청소년암센터장은 "전반적인 질병 이해도가 높아졌다"며 "같은 질병이어도 위험도는 (환자에 따라) 다르다. 위험도 분석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이를 세부적으로 임상에 적용할 수 있게 됐고 저위험·고위험군에 따라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진 게 생존율 향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소아청소년암은 1000명당 5명꼴로 발생하는 극희귀암이다. 2022년 기준 국내 15세 미만 암 환자는 840명, 18세 미만은 1257명으로 약 1000명 이내로 발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매년 소아 인구 100만명당 130~150명이 발생한다. 다만 발병 추이는 점진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소아청소년암은 백혈병과 중추신경계 종양, 림프종의 3개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박미림 소아청소년암센터장은 "소아청소년암은 성인 암과는 전혀 다른 질병 스펙트럼을 갖고 있어 암별로 전문화된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며 "전문 인력이 꼭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국가책임제'를 통해 소아청소년암 환자의 진료 공백을 막아야 한단 목소리가 이어졌다. 박 센터장은 "소아청소년암 환자는 5년 시점의 생존이 장기 생존으로 이어지며 치료의 질이 생존자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그러나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암을 치료하는 전문의가 전국에서 70명이 채 되지 않는다. 향후 5년엔 이들 중 10%가 은퇴해 현직을 떠난다"고 지적했다. 얼마 되지 않는 인력마저 서울과 경기 등 수조권으로 쏠려 있어 지역 간 치료 편차도 지속되고 있다고 박 센터장은 전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 같은 진료 체계 강화를 위한 국가사업을 시행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 '소아청소년암 진료 체계 구축사업'을 시행, 지방에 5곳에 권역 소아청소년 거점병원을 선정하고 운영계획 수립 및 평가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준아 국립암센터 소아청소년암센터 교수는 "권역 거점병원 지정 등 국가사업을 통해 위기 상황은 어느 정도 넘겼지만 여전히 진료 체계 수준에 대한 우려가 이어진다"며 "전문 인력 확보와 전반적인 진료 체계 강화 등에 있어 국가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한광 원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회적 관심"이라며 "체계적인 전문 인력 확보는 학회나 사회적 자율성에 의해선 해결이 어려운 만큼 국가 차원의 개입과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