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수술도 AI가 길 안내"…삼성서울병원, 수술용 AI 모델 개발

홍효진 기자
2026.03.05 10:13

삼성서울병원, 수술용 내비게이션 체계 개발
AI가 집도의에 절제 경계선 알려줘…정확도 74%

유재민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교수가 다빈치 로봇을 이용해 수술을 집도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유재민·박웅기 교수, 이식외과 유진수·오남기 교수 연구진이 로봇 유두보존 유방절제술에서 인공지능(AI)이 안전한 절제면을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모델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진은 다기관 외부 검증을 통해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 연구 결과를 유럽외과종양학회 학술지(IF=2.9) 최근호에 게재했다.

로봇 유두보존 유방절제술은 겨드랑이 부근에 작은 절개를 한 뒤 로봇 팔을 넣어 유두와 피부는 그대로 둔 채 유방 조직만 제거하는 수술이다. 가슴에 큰 흉터가 남지 않아 환자 만족도가 높다.

다만 로봇 수술은 촉각이 전달되지 않는단 한계가 있다. 일반 수술에선 의사가 손끝 감각으로 조직 경계를 파악할 수 있지만 로봇 수술은 화면에 보이는 영상에만 의존해야 해서다. 특히 피부 바로 밑 지방층과 유선 조직의 경계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까다롭다. 과도하게 얕게 절제하면 유방 조직이 남고, 너무 깊게 절제하면 피부로 가는 혈류가 끊겨 피부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이에 삼성서울병원 연구진은 수술 영상을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지방층과 유선 조직의 경계, 즉 '안전한 절제면'을 화면에 표시해주는 방식을 고안해냈다.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운전자에게 경로를 안내하듯 AI가 집도의에게 절제 경계선을 시각적으로 알려주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유방외과 유재민·박웅기 교수, 이식외과 유진수·오남기 교수 연구진. /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연구진은 이러한 AI 모델 개발을 위해 삼성서울병원에서 시행한 29건의 로봇 유방절제술 영상에서 1996개의 프레임(정지 화면)을 추출했다. 유방외과 전문의들이 각 프레임에서 안전한 절제면을 직접 표시했고, AI가 이 데이터를 학습해 수술 영상에서 절제면을 자동 인식하도록 훈련했다.

삼성서울병원 데이터로 진행한 내부 검증 결과 AI 모델의 정확도(DSC)는 74.0%를 기록했다. 이어 삼성창원병원에서 시행한 8건의 수술 영상으로 외부 검증을 진행한 결과에서도 70.8%로 유사한 성능을 보였다. 다른 기관, 다른 집도의의 수술 영상에서도 AI가 안정적으로 작동함을 확인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전했다.

앞서 연구진은 지난해 복강경 생체 간 이식 수술에서도 AI 내비게이션 체계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삼성서울병원, 명지병원, 영남대병원 3개 기관 공동 연구진은 이들 병원이 보유한 수술 영상 48건을 분석, 간 주변 혈관 구조와 안전한 박리면을 AI가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번 연구로 AI 수술 내비게이션의 적용 범위가 간에서 유방까지 확대됐다.

유재민 교수는 "로봇 유방절제술에서 AI 내비게이션 체계를 개발하고 다기관 외부 검증까지 완료한 최초의 연구"라며 "AI가 수술 중 실시간으로 안전한 절제면을 안내해 수술의 정밀도와 안전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수 교수는 "향후 다양한 최소침습 수술에 AI를 접목해 환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