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신약기술 '보조'서 '허가 파트너'로…美 FDA 규제 전환에 주목

정기종 기자
2026.03.25 16:15

동물시험 대체 NAMs 가이드라인 초안 공개…AI·오가노이드 등 활용 범위 확대
독성·약효 데이터 규제 활용 길 열려…신테카·루닛 등 관련 기술 주목도 상승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동물실험 대체시험법(NAMs) 활용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하면서 인공지능(AI) 신약개발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초기 후보물질 탐색 단계의 '연구 도구'에서 '허가에 활용되는 데이터 파트너'로 AI기술의 지위가 격상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FDA는 이달 18일(현지시간) 동물시험을 대체·보완하는 NAMs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했다. 동물실험 데이터가 필요한 신약 심사 과정에서 AI·컴퓨터 모델링(in silico) 데이터 활용을 인정하고, 오가노이드 기반 시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NAMs는 동물실험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새로운 비임상평가 방식을 의미하는 용어로, 이미 지난 2010년대 중반부터 화학물질과 독성 분야를 중심으로 부상했다. 이후 2020년대 들어 동물실험 윤리 문제가 부상하면서 제약·바이오 영역으로 범위를 넓힌 상태다.

특히 미국이 지난 2022년 말 동물실험 없이도 신약 개발이 가능하도록 하는 'Modernization Act 2.0'을 통과시킨 뒤 규제 도입 논의가 이어져 왔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해당 행보가 본격화 됐다는 점에 상징적이라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가이드라인 공개가 신약개발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잠재력 수준에서 주목받던 AI 신약개발 기술의 위상이 근본적으로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직 상용화 품목을 배출하지 못한 AI신약 개발 기술은 후보물질 발굴 등 초기 연구 단계에서 활용되는 보조 수단에 머물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동물실험 데이터를 대체할 수 있는 규제 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독성과 약효 관련 데이터를 허가 판단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허가에 필요한 단순 도구에서 핵심 기술 파트너가 될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이에 따라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내사들도 주목받는다. 신테카바이오는 슈퍼컴퓨팅 기반 AI 플랫폼을 통해 후보물질 발굴부터 독성 예측까지 전주기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특히 규제 판단의 핵심 요소인 독성 예측 데이터를 자체 플랫폼에서 생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NAMs 확대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AI 신약 개발을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희귀질환 진단기업 쓰리빌리언도 현재 핵심 사업인 진단 기술을 기반으로 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진단 과정에서 확보한 10만건 이상의 환자 유전체(WES·WGS) 및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타깃 구조 분석과 후보물질 디자인을 수행하는 인실리코 플랫폼 'MIN-T'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약물의 체내 흡수와 안전성을 사전에 정밀 예측해 실제 실험 단계의 통과 확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는 동물실험의 한계를 보완해 인체 반응 예측력을 높이려는 FDA 정책 흐름(NAMs)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으로 평가된다. 쓰리빌리언은 현재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협력해 실제 검증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효율을 극대화 한다는 목표다.

최근 글로벌 기업 라이카·인디카와 손잡고 미국 디지털 병리 솔루션 유통 계약을 체결한 루닛 역시 새로운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FDA가 NAMs의 핵심으로 요구하는 것은 인간조직 기반의 정밀 분석, AI 예측 모델 적용, 복수의 NAM 방법론 결합이다. 루닛의 핵심 바이오마커 솔루션인 '루닛 스코프'는 30여 암종에 걸쳐 종양미세환경에 대한 AI 병리 분석하고 있으며, 면역표현형 기반의 바이오마커 검사를 통해 항암제의 반응률을 도출하는 등 멀티모달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루닛 관계자는 "FDA의 발표는 AI 기반의 디지털 임상시험 인실리코(in silico) 모델이 NAMs의 핵심 축으로 명시됐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NAMs 전환으로 신약 개발 초기부터 AI가 필수 요소가 되면, 루닛은 기존 후기 임상에 AI를 도입하던 것에서, 전임상 및 초기 임상 단계에서부터 루닛 스코프를 적용할 수 있게 돼 수익원이 확장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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