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네릭(복제약) 약가를 오리지널(원조) 대비 45%로 결정한 데 대해 제약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업계가 약가 산정률의 '마지노선'으로 주장한 48%보다 낮아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는 이유에서다. 결과적으로 모든 복제약 약가가 인하되는 만큼 향후 화장품·건강기능식품·의료기기 등 제약 외 사업의 영역이 커지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한 중견 제약사 관계자는 26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의결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두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업계가 약가 인하 산정률 마지노선으로 48%를 제시한 것은 고용유지, 연구개발(R&D) 연속성 등을 고려한 수치"라며 "이보다 아래로 정해진만큼 전반적인 타격이 심각할 것"이라 말했다.
제약사 중에는 복제약과 신약 R&D 중단을 고려하는 곳이 실제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상위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복제약도 특허 회피 소송, 원료 확보 등 고려할 점이 많고 품목 개발에만 3~5년이 걸린다"며 "갑자기 약가 인하가 추진되면서 이미 R&D 투자가 이뤄진 복제약 품목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위 제약사 관계자도 "약가가 인하되더라도 생산 설비, 의약품 품질관리, 인건비 등은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제약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약 5.5%에 불과한데 약가가 10% 이상 떨어지면 당연히 경영이 어려워진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필수의약품 등에 약가를 우대하는 정부 방안은 "실효성이 없다"고 바라봤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원료를 생산하면 단가를 맞추기 어려워 우대받는다 한들 나서기가 쉽지 않다"며 "지금도 국내 제조 원료로 약가 인상을 받은 곳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적용이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영이 악화하면 이익이 거의 없어도 사명감으로 생산해 온 필수의약품 생산을 먼저 중단할 것"이라며 "R&D 투자 감축은 물론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들도 생겨날 것"이라 덧붙였다.
다른 중견 제약사 관계자 역시 "필수의약품은 제약사가 기회비용을 포기하고 생산하는 것인데 정부 보상안으로는 낮아지는 복제약 매출 수준을 상쇄하기 힘들다"고 동의했다.
이 관계자는 "혁신형 제약기업이라고 해도 장기적으로 약가는 하향 평준화될텐데 갈수록 약 생산·유통 비용은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며 "약가 제도에 영향은 덜 받으면서 이윤은 많이 남기는 의료기기나 화장품, 비급여 의약품과 같은 제약 외 사업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