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의약품 관세 15%' 확정에…K-바이오 "불확실성 해소" 안도

박정렬 기자
2026.04.05 14:30
의약품 수출 상위 국가, 미국 의약품 수출액 추이/그래픽=임종철

미국이 수입 의약품에 최대 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도 무역 합의를 이룬 한국에는 15%의 별도 관세를 적용하기로 확정했다. 대미 주요 수출 품목인 바이오시밀러를 비롯해 제네릭(복제약)은 최소 1년간 무관세를 적용한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된데다 다른 국가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라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의약품 분야 관세 부과 조치가 실질적으로 처음인 만큼 향후 정책 변화에 대비해 수출국 다변화 등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미국 백악관 홈페이지에 게시된 '미국으로의 의약품 및 의약품 원료 수입 조정'이란 제목의 설명 자료./사진=홈페이지 캡처

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근거해 수입 의약품과 원료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포고령에 서명했다. 수입 비중이 큰 특정 대기업은 7월 31일부터, 그 외 기업은 9월 29일부터 관세를 적용한다.

다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등 미국과의 무역합의국에서 생산된 의약품은 이보다 낮은 15%의 관세를 적용한다.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및 관련 원료는 당장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1년 후 재검토한다. 희귀질환 치료제·동물용 의약품과 같은 특수 의약품 역시 무역합의국에서 생산되거나 공중 보건상 긴급히 필요한 경우 관세를 면제할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사우디 국부 펀드가 주최한 퓨처 인베스트먼트 이니셔티브(FII)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마이애미AP=뉴시스 /사진=이혜미

미국은 한국의 의약품 수출국 1위 국가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의약품 수출액 104억1000만달러(15조 7200억원) 중 미국 수출액이 19억3000만달러(2조 9100억원)로 가장 많았다. 대미 수출 품목은 바이오시밀러와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확대 등의 영향으로 바이오의약품(15억3000만달러) 비중이 약 80%를 차지한다. 가격에 수요가 좌우되기도 하는 의약품 특성상 미국의 관세 정책이 한국 기업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관세 발표 직후 설명자료를 내고 "이번 의약품 관세 조치는 15%로 경쟁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이라며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인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1년간 관세 미적용으로 단기적인 수출 영향은 제한적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바이오협회도 같은 날 "주력 품목인 바이오시밀러는 최소 1년간 무관세가 적용되고 미국산 위탁개발생산(CDMO) 수출물량도 무관세 가능성이 있다"며 "전반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 내다봤다.

셀트리온이 지난 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에 위치한 생산시설에서 개소식을 개최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사진 왼쪽부터 네번째), 앤디 김(Andy Kim) 연방 뉴저지 상원의원(사진 왼쪽부터 다섯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는 모습./사진=셀트리온

이미 셀트리온, SK바이오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예고에 대응해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하는 등 대비해왔다. 이에 따라 바이오시밀러의 관세 부과 연기, 다른 국가(100%) 대비 낮은 관세율(15%) 등은 오히려 K-제약바이오의 수출 경쟁력 강화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확보해 운영 중으로 증설 계획도 세운 상태"라며 "어떠한 관세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회사에 미치는 영향이 없도록 철저히 대응할 계획"이라 자신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머니투데이에 "지금까지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 예고에 대미 수출 기업의 우려가 높았는데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며 업계도 환영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미국 내 생산·공급망 재편과 타 시장으로의 진출 확대 등 다변화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복지부는 "후속 관세 조치도 한미 관세합의에 따른 이익균형 유지 등 원칙 하에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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