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2형 당뇨병 환자는 가임 기간이 길수록 치매 위험이 낮아진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승환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연구진(제1저자 유진 내분비내과 교수)은 한경도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교수 연구진과 함께 2형 당뇨병을 보유한 여성에서 가임 기간이 길수록 치매 위험이 유의하게 낮아진단 연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당뇨병학회 공식 학술지 '당뇨병 관리지'(Diabetes Care, IF 16.6)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 2형 당뇨병을 가진 폐경 여성 15만9751명을 대상으로 평균 8.3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 기간 총 2만4218건의 치매(알츠하이머병 1만8819건, 혈관성 치매 2743건)가 발생했다.
분석 결과 초경 연령이 빠를수록, 폐경 연령이 늦을수록 치매 발생 위험이 낮았다. 또 가임기간(초경에서 폐경까지의 기간)이 40년 이상인 여성은 30년 미만인 여성 대비 전체 치매 위험이 27% 낮았다. 호르몬 대체요법을 5년 이상 시행한 경우는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치매 위험이 17% 낮았다.
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노인성 질환 중 하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치매 환자는 현재 55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2050년엔 1억5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9.25%로 10명 중 1명꼴이다. 특히 치매는 여성에게서 더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국내 치매 환자 중 여성 비중은 58.8%에 달했다.
그간 여성 호르몬은 뇌 기능과 인지 기능 보호에 관여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다만 가임기간, 출산력, 수유 이력, 호르몬 치료 등 2형 당뇨병 여성 환자의 생식 관련 요인이 치매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대규모 전국 단위 코호트(집단)와 장기 추적 자료를 토대로 당뇨병 여성에서 생식 요인과 치매 위험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규명한 국내 최대 규모 연구 중 하나"라고 말했다.
제1저자인 유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 여성에서 단순히 혈당 조절뿐 아니라 생애 전반에 걸친 여성호르몬 노출 이력이 인지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단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특히 가임기간, 출산력, 수유 이력, 호르몬 치료와 같은 요소들이 장기적인 뇌 건강과 연결될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신저자인 이승환 교수는 "치매 예방 전략 수립 시 여성의 생식력까지 함께 고려하는 정밀 위험 평가가 필요하다"며 "향후 호르몬 농도, 당뇨병 중증도, 신경 영상 자료 등을 포함한 후속 연구를 통해 보다 정밀한 기전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