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 'ABL001' 임상 2/3상 발표 앞두고 희귀의약품 지정…의미는

김선아 기자
2026.04.07 17:40

컴퍼스, ABL001 상업화 준비 속도…이달 공개될 임상 2/3상 데이터로 실질 가치 확인될 듯
에이비엘, 로열티 기업으로 도약 목전…ABL111 등 그랩바디-T 후속 파이프라인 기대감↑

에이비엘바이오 이중항체 신약 'ABL001' 임상 개발 현황/그래픽=이지혜

에이비엘바이오의 파트너사 미국 컴퍼스테라퓨틱스(이하 컴퍼스)가 DLL4·VEGF-A 이중항체 'ABL001'(토베시미그)의 상업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 발표될 임상 2/3상 데이터에서 품목허가 가능성을 넘어 상업화 이후 실질적인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기술수출 모델을 넘어 로열티 수령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5일(현지시간) ABL001을 담도암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FDA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품목허가 승인 후 최대 7년간의 시장 독점권, 심사 수수료 면제 등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ABL001은 2024년 FDA로부터 패스트 트랙 지정도 받았다.

희귀의약품 지정 신청은 의약품 개발 단계 중 언제든 가능하며, 검토 완료까지 통상 3~4개월이 소요된다. 컴퍼스는 지난 1월 신규 영입 인사 2명을 각각 최고영업책임자(COO), 최고의료책임자(CMO)에 선임한 바 있다. 컴퍼스는 연초부터 관련 인력을 본격적으로 정비하고 희귀의약품 지정을 신청하는 등 선제적인 상업화 준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는 ABL001의 파클리탁셀 병용요법 임상 2/3상 톱라인(주요지표) 데이터에서 확인된 객관적 반응률(ORR)뿐 아니라 간접적으로 확인된 추가 지표들을 통해 상업화 성공에 대한 확신이 뒷받침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임상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사망자가 적게 발생하면서 2차 평가변수 분석 시점이 지난해 4분기에서 올 1분기로 미뤄진 바 있다.

ABL001은 지난해 4월 발표된 톱라인 데이터에서 ORR이 17.1%로 확인돼 이미 1차 평가변수는 충족한 상태다. 시장이 주목하는 건 이달 발표될 무진행 생존 기간(PFS), 전체 생존율(OS) 등 2차 평가변수 분석 결과와 안전성 데이터다. 이는 허가뿐 아니라 상업화 단계에서 약물의 가치와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FDA도 항암제 임상 시험에서 OS는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핵심 지표로 규정한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될 경우 받을 수 있는 혜택은 FDA 승인을 전제로 하고 있는 만큼 컴퍼스테라퓨틱스가 선제적으로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ABL001은 이미 1차 평가변수인 ORR 기준을 충족했으며, 생존기간 데이터까지 충족될 경우 연내 FDA 승인 신청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ABL001이 향후 FDA 승인을 받아 미국에서 시판되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에 따른 로열티를 수령하게 된다. 국내 바이오텍 중 미국에서 상업화된 약물에 대한 로열티를 수령하고 있는 곳은 알테오젠, 오스코텍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기술이전 계약에 따른 선급금과 마일스톤은 일회성 수익이지만, 로열티는 지속적인 현금 유입 통로가 돼 기업의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다.

향후 ABL001이 적응증 확장에 성공할 경우 에이비엘바이오의 로열티 수입 규모도 확대될 수 있다. 컴퍼스는 현재 DLL4 양성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ABL001의 임상 2상 바스켓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이번 임상 2/3상 데이터 발표 이후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MD 앤더슨 암센터에선 ABL001의 담도암 1차 치료제 진입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연구자 주도 임상(IST)이 진행 중이다.

이번 임상 데이터가 발표되면서 ABL001과 같은 그랩바디-T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위암 신약 'ABL111'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전망이다. 위암 1차 치료제 시장은 ABL001이 타겟하는 시장보다 규모가 약 12배 이상 크다. 현재 ABL111은 표준 치료법인 '옵디보'와 화학치료제를 삼중 병용하는 글로벌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임상 1b상에서 ORR 75%가 확인됐으며, 전체 데이터는 올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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