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환경' 논란 확산에 조영제 시장 '脫가돌리늄' 전환 속도

정기종 기자
2026.04.20 14:26

수십년 간 이어진 표준 기술 불구 체내 잔류 이슈 지속…최근 해양 검출에 환경 문제까지 확산
대안 모색 위해 저용량 넘어 대체 기술 경쟁 본격화…GE헬스 '망간'·인벤테라 '철' 기반 개발 속도

MRI 조영제에 사용되는 가돌리늄을 둘러싼 안전성 및 환경 논란이 다시 확산되면서, 글로벌 조영제 시장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안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경쟁력도 재차 조명되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자기공명의과학회(ISMRM)는 지난달 학술지 'Magnetic Resonance in Medicine'를 통해 가돌리늄 오염을 지속적인 환경 문제로 규정하며 사용 저감과 대체 기술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고질적 한계로 꼽히던 안전성 이슈에 지속적 오염 물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환경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시장이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가돌리늄 기반 조영제(GBCA)는 현재 MRI 조영제 시장의 중심축이다. 1988년 임상 도입 이후 MRI 진단의 핵심 도구로 자리잡아 연간 약 3000만건 이상의 조영 MRI 검사에 사용되고 있다. 업계 역시 종양부터 신경계 질환, 혈관 질환, 근골격계 미세 손상을 아우르는 GBCA의 진단 기여도는 논쟁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 중이다.

다만 2010년대 중반부터 가돌리늄이 정상 신기능 환자의 뇌에도 침착된다는 연구결과 이후 학계는 GBCA의 장기 안전성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에 2017년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이미 일부 제제의 사용을 제한했다. 미국 역시 같은해 식품의약국(FDA)이 등급 경고 부과를 통해 추가 안전성 연구를 요구한 데 이어 지난해 고위험군 선별 기준을 정교화하는 가이드라인을 개정한 상태다. 국내의 경우 FDA 기조를 따르며 주의사항을 강화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가돌리늄 이슈는 인체 안전성과 환경, 규제까지 연결된 복합 리스크로 확대되고 있다"라며 "향후 조영제 시장은 점진적으로 탈가돌리늄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업계 역시 가돌리늄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가돌리늄을 60% 감량한 차세대 제제로 3상에서 1·2차 평가지표를 충족한 바이엘과 절반 용량으로 올해 2월 FDA로부터 신생아·영유아 적응증을 확대 승인 받은 브라코가 대표적이다.

용량 감량이 단기적 대응책인 만큼, 근본적으로 가돌리늄을 사용하지 않는 조영제 개발 시도도 줄을 잇고 있다. 현재 가돌리늄의 대안으로 꼽히는 기술은 망간 또는 철 기반 나노 조영제나 탄소 기반 나노소재 등이다. 다만 탄소의 경우 아직 학술연구 수준의 전임상 단계에 머물러 있어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영역으로는 망간, 철이 꼽힌다.

망간 기반 대표 주자는 GE헬스케어의 'Mn-PyC3A'로 임상 2상 단계다. 글로벌 임상 기준으론 속도가 가장 빠르지만, 망간 기반 품목이 과거 신경독성 우려로 시장에서 퇴출된 전례가 있다는 점이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국내사인 인벤테라는 철 기반 나노 구조체를 활용한 'INV-002'로 국내 3상 막바지 임상 중이다. 미국에서는 2b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획득한 상태다. 철 산화물 나노입자를 고분자로 코팅해 안정화에 성공한 것은 물론, 생체 필수 원소인 철을 사용해 대사 후 배출되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인벤테라는 철 기반 조영제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시장이 주목한다. MRI는 밝게 구현돼야 병변을 찾기가 쉽다. 하지만 철은 주변 자기장을 교란시켜 신호를 떨어뜨리고 어둡게 구현되는 문제가 있었다. 인벤테라는 입자를 미세하게 만드는 나노의약품 기술을 적용해 교란을 줄였고, 표면을 안정화하는 플랫폼 기술을 통해 이를 해결한 상태다. INV-002는 해당 강점을 기반으로 계열 내 최초 신약(퍼스트-인-클래스) 지위를 노린다.

유태숙 인벤테라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조영제 시장의 경우 최근 30여년간 신약 개발이 전무하다시피 했고, 관련 움직임이 있다해도 가돌리늄 조영제의 전체 분자 구조 중 미세한 부분만 고쳐 개량신약 지위를 노리는데 그쳐왔다"며 "독자 기술로 조성과 물질 자체가 전혀 새로운 혁신신약인 조영제를 개발 성과를 가시화 중이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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