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약) 개발 간소화 흐름에 발맞춰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임상 3상 규모를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축소했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500명이 넘는 대규모 임상을 그대로 유지하며 신뢰도 높은 임상 데이터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전 세계 매출 1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임상 개발 전략의 차이가 상업화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CT-P51'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계획 변경신청을 승인받았다. 이로써 해당 임상시험의 대상자는 기존 606명에서 220명으로 줄었다. 현재까지 모집된 환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과정을 간소화하는 글로벌 규제 흐름을 반영한 임상 전략 변경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이 규제 트렌드를 지켜보며 그동안 환자 모집을 서두르지 않았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셀트리온은 2024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CT-P51 글로벌 임상 3상을 본격화했다. 이 임상의 적응증인 비소세포폐암(NSCLC)은 환자 모집이 어렵지 않은 질환으로 알려졌다.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는 향후 열릴 바이오시밀러 시장 중 가장 크고,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글로벌 매출 317억달러(약 47조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연간 매출액 1조원 이상의 의약품)로, 2028년부터 핵심 성분 특허가 만료되기 시작한다. 전 세계적으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규제 완화가 맞물리며 각 기업의 임상 전략 차이가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임상에 규제 완화 기조를 선제 반영한 개발사는 독일 포미콘, 스위스 산도즈 등이 있다. 독일 포미콘은 지난해 2월 'FYB206'의 NSCLC 임상 3상을 25명의 환자가 등록된 상태에서 조기 종료했다. 이후 미국 및 캐나다, 아시아 주요 지역 등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상업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도즈도 지난해 4월 'GME751'의 임상 3상 축소를 결정했다.
반면 일각에선 최근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축소 및 면제와 관련한 규제가 마련되고 있으나, 아직 초기 단계로 실제 적용 사례가 제한적이란 점에서 신중론도 제기된다. 특히 축적된 임상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허가된 의약품의 경우 의료 현장의 전환처방(스위칭) 과정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신뢰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단 우려도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임상시험 정보 공개 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SB27'의 NSCLC 임상 3상에서 555명의 환자 모집을 완료했다. 산도즈와 암젠이 각각 218명, 315명의 환자를 등록한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임상을 유지했다. 경쟁 약물이 많은 시장인 만큼 풍부한 임상 데이터로 실제 처방 환경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단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임상적 동등성 입증과 데이터 신뢰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며 "SB27의 글로벌 임상도 계획대로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며, 추후 상업화 과정과 시판 뒤 의료 현장에서 대규모 임상 데이터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