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기기 기업이 잇따라 해외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수술 현장에서 사용되는 시술 기구를 비롯해 치매 영상 분석에 쓰이는 AI(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글로벌 성과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의료 시각화 솔루션 기업 메디씽큐는 최근 미국 대형 헬스케어 업체 박스터 그룹 자회사 시노비스 MCA와 3D(3차원) 수술 시각화 솔루션 제품 '시야'(SHIYA)의 독점 공급·유통 계약을 맺었다. 박스터는 시야를 자사 브랜드(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로 도입, 미국·유럽 등 약 100개국 시장을 공략한다. 시야는 의료진 수술 피로도를 낮추고 수술 정밀도를 높인 미세수술용 플랫폼이다. 메디씽큐는 대만·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서도 시야 솔루션 독점 공급 계약을 맺는 등 해외 사업 외형을 키우고 있다.
소화기 내시경 시술기구 개발사 파인메딕스는 지난달 초 미국 의료기기 유통업체 GI 매트릭스와 자사 기관지 초음파 내시경 시술기구 '클리어팁 TBNA'의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하반기 제품 공급에 들어가며 연 1만개 이상 판매가 목표다. 파인메딕스는 지난 4월 클리어팁 TBNA 2세대 제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510(k) 인증(시판 전 허가)을 획득, 현재까지 총 13개의 FDA 허가 제품군을 확보한 상태다.
파인메딕스는 러시아에서 내시경 시술용 나이프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올 초에는 '내시경 종주국' 일본에서도 내시경 점막하 박리술(ESD) 절개도 '클리어컷 나이프'가 의료기기 품목 허가를 따내며 시장을 넓히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내시경용 지혈제 '클리어 헤모그라스퍼'도 일본 인허가 절차를 밟는 중으로 오는 9월 결과 발표가 예상된다"며 "1년 내 일본 연락사무소 개소 등 현지 영업 기반을 구축하고 향후 2년 내 법인 설립이 목표"라고 말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주력 제품인 내시경용 지혈제 '넥스파우더'를 필두로 글로벌 매출을 확대 중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넥스파우더 매출(34억원)의 96.6% 이상이 수출에서 발생했다. 협업사인 미국 메드트로닉은 최근 2026 회계연도(FY26 Q4) 컨퍼런스콜에서 내시경 관련 사업 성장 요인 중 하나로 미국 내 넥스파우더의 시장점유율 상승을 꼽기도 했다. 넥스트바이오메디컬은 혈관 색전 촉진용 보철재 '넥스피어에프'를 통해 유럽·중동·아프리카 시장 진입도 앞두고 있다.
에이아이트릭스도 지난 5월 환자 상태 악화를 예측하는 AI 솔루션 '바이탈케어' 관련 말레이시아 내 의료기기 허가를 받으며 동남아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허가까지 현재 총 6개국(한국·미국·베트남·홍콩·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뉴로핏은 올 초 미국 워싱턴대와 영상분석 소프트웨어인 '아쿠아' '스케일 펫' 두 제품의 공급 계약을 맺고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 현장 내 디지털 전환 수요와 고령화 등에 따른 진단·치료 기술 고도화 흐름에 맞춰 국내 기업이 제품 경쟁력을 확보 중"이라며 "높은 수준의 IT(정보기술) 기술력과 의료 현장 데이터 기반의 정밀·혁신 제품 개발 역량으로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