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 픽' 인제니아 수요예측 완료…최대 7800억원 밸류 인정 여부 주목
하반기 바이오 IPO 투심 분수령…후속 타자 밸류에이션에도 영향 전망

최대 약 7800억원의 몸값을 목표로 코스닥 상장에 나선 인제니아테라퓨틱스의 공모가에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선 이번 공모의 흥행 여부가 올 하반기 IPO(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바이오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산정)과 상장 심사 기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이와 함께 높아진 상장 문턱이 맞물리며 비상장 바이오 기업들의 투자 유치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인제니아테라퓨틱스는 지난 24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마쳤다. 공모가액 확정공고일은 오는 28일이며, 일반 청약은 오는 30~31일 진행된다. 인제니아테라퓨틱스는 올 하반기 코스닥에 상장하는 바이오 기업 중 가장 큰 관심을 끈 곳으로, 공모가가 희망밴드(1만2000~1만4500원) 상단으로 설정될 경우 예상 시가총액은 7796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하고 있는 건 아이바이오를 거쳐 MSD로 기술이전된 망막질환 치료제 'MK-8748'(IGT-427)이다. MK-8748의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약 1조391억원으로, 현재 MSD가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2030년 출시뿐 아니라 연속적인 적응증 확장이 예상되는 MSD의 핵심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만큼 유입될 로열티 수익에 대한 기대도 크다.
다만 업계에선 최근 코스닥 시장의 거래 위축과 앞선 공모주들의 흥행 부진 등이 겹치며 인제니아테라퓨틱스의 공모가가 희망밴드 상단으로 설정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24일 상장한 한림제약의 자회사 에이치엘지노믹스는 약 4조6000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모았지만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약 31% 하락한 주가로 장을 마감한 바 있다.
이처럼 공모가를 하회하는 상장 초기 주가 급락은 공모에 참여한 일반 소액주주 보호를 우선시하는 거래소 입장에서 가장 경계하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이러한 측면에서 향후 확인될 인제니아테라퓨틱스의 IPO 흥행 여부는 아델, 넥스아이 등 최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후속 타자들의 상장 심사, 공모가 산정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비상장 바이오기업 CFO는 "하반기에 상장하는 바이오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상장 이후 전체 딜 규모까지 올라가지 못하는 사례가 한두 개 정도 나오면 기존에 바이오 투자하던 논리가 깨졌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며 "이미 바이오 상장사들의 주가가 반토막이 된 상황에서 바이오 비상장사들은 벤처캐피탈(VC) 투자 유치나 IPO를 추진할 때 밸류를 현저히 낮춰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신약개발 기업들은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연구개발(R&D)을 지속해야 하는 특성상 자금 조달을 위해 다소 낮은 밸류에이션을 감수하더라도 상장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높아진 상장 문턱에 이 또한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있어 거래소의 '다산다사'(多産多死) 정책 기조가 제대로 작동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단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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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글로벌 빅파마와의 조단위 기술이전 이력을 보유한 기업이 IPO 시장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둘 경우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바이오 기업들이 마주할 잣대는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바이오 기업들은 기술특례상장의 첫 관문인 기술성 평가 과정에서부터 5개년 추정 매출액 등 구체적인 밸류에이션 근거 자료를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다사'(多死)는 하는 것 같은데 '다산'(多産)은 여전히 안 풀고 있다"며 "하반기로 가면 기술성 평가부터 가이드라인을 줘서 분위기가 좀 바뀔 것이란 기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드물지만 인수를 통해 엑시트가 가능한 로봇, AI(인공지능) 섹터와 달리 바이오는 IPO가 유일한 엑시트 통로인 만큼 상장이 어려워지자 VC들의 바이오 투자 유인도 떨어졌다"고 덧붙였다.